장마와 복숭아
전재완
탄저병 옮은 복숭아밭을
포클레인이 뜨고 있다
뿌리째 뽑혀나간
여름 복숭아나무
탄저병을 앓는 장마로 인하여
꽃 진 곳 열매 달기 전
병을 탐침한 그 맛이기도 한데
봉지에 가려 알 수 없는
병자의 씨앗
잠시잠깐 태양을 비추니
볕을 쬐인 게 화근이라면
화근,
눈치 없는 시골농부가
약대를 잡고
허공을 뿌려보지만
울그락 불그락
자존심에 화상을 입은
복숭아나무
올 농사도 허빘능가?
헛구역질을 한다
더는 흥정할 곳이 없는
청과시장 새벽 경매장
비는 내리고
빗물에 젖은 복숭아
또 허빗나
연신 줄담배만 뻐끔 피워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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