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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힐의 詩

풍천도가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3|조회수4 목록 댓글 0

 

풍천도가
           
            전 재 완


삿재를 넘어 사계절 내내
집으로 배달되는 쌀막걸리
아버지는 매일 들에 가시듯
그 쌀막걸리를 쟁기신다
태어나 군대 말고는 고향을
떠나본 적 없는  아버지
당신의 빈 속을
한모금 막걸리로 축이시는 것이다
가을볕 콩밭에 약오른 콩들이
더는 못견디겠다는 듯
제속을 툭툭 허망으로 까불듯
아버지 당신도
막걸리의 시큼한 끝맛처럼
등허리가 점점 굽어가고
병마개를 잡고 몇번 휘젖으면 벌컥 치솟는
쌀막걸리
나이 팔순에 숨도 차오르는데
삿재에 걸린 저녁 노을이
마치 뱀이 기어가듯 가물하다
내일 아침이면 밥상위로
다시 오를
아버지 닮은 그
풍천도가
쌀막걸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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