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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힐의 詩

부석사 1986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4|조회수6 목록 댓글 0

부석사 1986

전재완

버스에서 차례대로 떨어지는 무뚝뚝한 사람의 그림자
앞질러 사라지는 바람의 육체 흙먼지 날리는 거리를 왜
따라서 내리는가?
하루에 꼭 한번씩 들른다는 보살할머니 광(狂) 팬도 있고
바깥일이 안 풀려 영험 있는 부처님과 바둑 두는 사나이도 있고
외아들 대학입시 때문에 아예 살림 팽개치고 눌러앉은 아낙네
제각각 삶의 목표가 확고부동한 자리를 찾아 모여든 사람들
서로 다른 꿈을 공양하며 쪼그라진 주름을 펴는 관세음보살을
줄줄 암송한다. 손발이 부르트고 무릎이 닳도록 한참을 축축한
毒이 흘러내리는 동안 천년을 제자리 지키며 하늘에 떠있는 바위
하나씩 기를 쓰고 들어 올렸다 내렸다 쿵쿵쿵 쓰러지는 나무 비탈길
사람을 피해서 누운 자리를 어김없이 심지 곧은 선비화가 향긋한
꽃망울을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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