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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힐의 詩

폭설(暴雪)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4|조회수7 목록 댓글 0

폭설(暴雪)

전재완

복잡한 생각을 꾹꾹 눌린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골머리를 앓은 날
어깻죽지가 욱신거리며 온 삭신이 쑤시고 쭈뼛쭈뼛 머리카락이
자석처럼 일어선다. 꽁꽁 얼어버린 성냥개비 주먹으로 쿵쿵
마비가 오는 잠을 깨운다지만 사태는 이미 수습 불가능한
무아지경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담배연기 같은 입김을 내뿜으며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煙氣)
여태
떨어지지 않고
악착같이 매달린
감나무 붉은 홍시가
오들오들 떨고 있다.
고무신 한 짝을 벗어놓은
흙 묻은 별자리 칼날세운 바람이
휙휙 굵은 선(線)을 그리며 발아래
떨어진다. 주머니 깊숙이 정리하지 못한 생선가시를
말은 종이를 구겨 넣었다. 목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자꾸만
콧물이 아래를 향해 곤두박질한다. 핑핑 코를 풀며 작고 가벼운 눈(雪)이
수도꼭지를 틀어 범람하는 잠들을 점점 허물기 시작한다. 가물거리는 눈빛
속으로 뜨뜻한 별이 아랫목을 차지하고 누웠다 깊은 골짜기를 떠돌며 새하얗게 날리는 눈(雪)보며 꼭꼭 자물쇠를 잠근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다 억수같이 눈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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