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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힐의 詩

빈집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4|조회수13 목록 댓글 0

빈집 

 

전재완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 모진 세파에 주눅 든 진흙들
이 집의 주인은 도시로 떠나버린 지 오래이다
거미가 득실거리는 천장은
흉흉한 바람이 드나든 흔적이 보인다
한 때는 고단한 다리를 풀고 누웠을
구들은 싸늘하게 식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있다
남루한 옷을 입은 추억이
바닥 곳곳에 송장처럼 누워있다
보드라운 황토를 갈던 쟁기와 호미는 이 집의
녹슬은 가보가 되었다
미처, 챙기지 못한 농촌의 삶이었으리라
도끼눈으로 노려보는 달빛이 유난스레
낯이 선 겨울밤,
죽은 귀신이 살아서 벌떡 일어날 것만 같은
몹시도 귀기어린 가난이 오래 머물던 곳
한 때는 단란한 가족들이 모여앉아
밥숟가락을 돌리던 곳
참 오랜만의 귀향인 것이다
비운 지 오래인 집을 잊지 않고 와준
서글픈 본능인 것이다
모세의 기적을 바랄 수 없는
이곳은 예전의 내가 살던 ,지금은
텅 빈 기억의 어스름한 어귀
낡은 거미줄이 득실거리는
주마등 , 끈끈한 불빛이라네
주인 없는 빈집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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