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 전재완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사상을 타자(너-다른사람-세상 등등)에게 전달하는 언어행위일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우리 인간의 감각이란 것이 따지고 보면 조물주가 빚은 형상(이데아)이라고 보면 그 이치를 알 것이다. 속된 말로 눈은 보라고 둔 것이요, 귀는 들으라고 둔 것이며, 말은 지끼라고 입을 준 것이며 혀는 다섯 가지 맛을 느끼라고 조물주가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이 모든 것이 동양사상에서 말하는 이른바 그 현묘한 도의 경지이다. 그러니까 만물지중에 오직 인간만이 언어(말과 글)라는 상징체계를 통하여 스스로의 사고(생각, 사상, 철학)를 타자에게 전달할 줄 아는 존재라는 것에 우리는 조물주라는 비의를 어쩔 수 없이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신은 있다/ 없다가 아니라 존재를 초월한다고 나는 본다. 그게 예수이건, 불가의 미륵이건... 혹은 잡귀신이건)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일기를 쓰듯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다 전파하는 것이기에 그 글쓰기 연습이 되지 않은 속인(일상인)들에게 있어 그 행위 자체가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렇다. 우리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상기하면 알 것이다. 놀아본 놈이 잘 놀지 구석방에 처박혀 공부나 한 자식들은 샌님 같아 놀이에 대해 무지하다. 좀 까불어 본 것들이 나이 들면 세상사 험준한 인간사회라는 사막을 묵묵히 낙타처럼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삶도 놀 줄 아는 놈이 그래도 혼탁한 사바세상의 덫을 피하여 잘 놀다 가는 것인지 모른다. 글쓰기라는 것 또한 글을 써본 놈이 계속 글을 쓰는 것이지 학창 시절 이후 아날로그식 군대경험을 한 몇몇 일군들이야 펜을 들었지, 도대체 이 시대에 그 누가 사랑하는 누군가 귀하라며 연필을 잡아 삐뚤삐뚤한 필체로 글을 쓰겠는가? 하물며 이 시대가 디지털화되어 나란 인간 역시 볼펜이 아닌 키보드 좌판을 두드리며 모국어를 쓰고 있지 않은가? 글을 쓰기가 그리 쉬운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글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의 정신건강에 유익한 말놀이다. 우리가 언어행위를 한다는 것에는 단순히 말로 내뱉는 일회적인 파롤의 발화가 있는 반면, 상대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의 내용을 사고를 통하여 글로 세상에다 쓰는 행위가 존재를 증명( 이것을 일명 랑그라고 한다)하기 때문이다. - 말은 발화,즉 말하기(파롤)와 문장을 백지에다 배치하는 글쓰기(랑그), 즉 말과 글의 행위이다- 나는 단순히 읽는 행위보다 일기를 써가듯 나만의 생각을 백지에다 채워가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글이란 결국 나를 보여주는 행위일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러니까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다 알리는 행위일 것이다. 부치지 못한 편지는 어쩌면 나의 부재를 세상에다 알리는 마지막 생의 부고일지도 모를 일 아닐까? 바라건대 하루 일과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은 아닐지라도 그대들의 일상에 대하여 하루를 마감하는 그대들만의 필체로 일기를 써보시라. 나는 누구일까? 터무니없어 보이는 이런 질문이 알고 보면 나를 알 수 있는 질문이 아니겠는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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