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작성자전재완|작성시간26.06.14|조회수12 목록 댓글 0

내가 시와 인연을 맺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시는 나와 아무 상관없이  내 몸속으로 들어왔고 무슨 까닭인지 아직 내 몸속에 꾸역 구역 쌓이고 있습니다. 시를 담을 만한 그릇이 못 되는 나로선 난감하기 그지없지만 이 짓을 그만두자니 여태껏 해온 시간이 허망할 듯하여 그러지도 이러지도 못합니다.  평소 우유부단한 습성도 한몫 단단히 했으리라 봅니다. 근래 나와 말을 트고 지내는 K의 소식이 궁금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순간, 뭐랄까 머리가 욱신거리는 동통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는 이미 시를 버렸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시를 버린 것이 아니라 세월이라는 장독에 깊숙이 묻어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유품들 속 거기 나는 이미 잊었거나 내 속에서 영영 사라질 뻔한 영혼들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세상 사람이 아닌 그들이지만 울컥 치미는 슬픔을 나는 누를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니 자연 나의 삶이 한없이 부끄럽고 궁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젠 시를 조금 알 만도 한 나인데...... 나는 아직 방향을 못 잡고 흔들립니다. 참 부끄럽습니다.     

 

20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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