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사에서
최상호
물봉숭아 길을 여는 솔밭 길을 가삐 올라
누 백 년 삶을 이긴 보호수 맞은 켠
윤장대 겨운 굴림을 합장으로 지킵디다
삼랑성 돌벽 끼고 고즈넉이 앉은 절집
대웅보전 추녀 받힌 목각 나녀 꿇앉힘을
큰스님 독경 너머로 눈감고서 읽습디다
입신양명 삿된 꿈을 담쟁이로 감고 오른
오늘날 사람살이 꿈결인양 지나치며
범종은 제살을 깎아 울림으로 앉습디다
오르지 못 할 나무 쳐다보면 안 됩니까
지니지 못할 이름 간직하면 죄 입니까
바람이 낙엽을 쓸어 골짜기로 숨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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