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 감천리 천향리 거주하는 나무 석송령은 세금내는 나무로 유명하다. 세금을 내는 건 땅과 건물 등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석송령’이 땅주인, 건물주가 된 사연은 이랬다. 예천군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27년 당시 천향리 석평마을 주민 이수목(李秀睦)씨는 재산은 넉넉했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재산을 누구에게 물려줄까?’ 고민하던 이씨는 마을 어귀에 있으면서 주민들에게 더운 날이면 그늘을, 비오는 날이면 비를 잠시 피할 자리를 내주는 고마운 소나무에게 재산을 남기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는 내친 김에 군청으로 달려가 이름도 짓고 호적까지 올렸다.
석평마을에 있으니 석(石)씨 성을 붙이고 영혼이 있는 소나무라는 의미에서 송(松)·영(靈)을 이름자로 해 석송령(石松靈)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그러곤 이씨는 자신의 전 재산 5087㎡ 토지를 ‘석송령’에게 물려주고 등기까지 해줬다. 그렇게 석송령은 1927년 예천군 토지대장에 등재됐다.
예천군 관계자는 “일제 강점기 때엔 나무도 법인처럼 등기를 할 수 있었다”며 “예천군 금원마을의 ‘황목근’, 충북의 ‘정이품송’ 등도 등기를 해 재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 등 재해에 대비한 마을재산을 마련하고 그 소유권을 나무에 둬 주민 공동소유권으로 할 경우 생길 번거러움과 분쟁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옛 사람들의 지혜”라는 해석도 있다.
지주(地主) 석송령은 ‘성실 납세자’다. 지난해 재산세토지분 16만원을 냈다. 지난 97년 동안 땅 사용료 등을 모아 주변 땅을 더 사 넣어 소유 토지 면적이 6248m²로 1200m²가량 불어났다. 지금은 건물주다. 석송령 소유의 땅에 지어진 천향보건진료소, 마을회관, 만수당 등도 석송령이 주인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사람 못지않게 부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