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거대한 담론은 사라지고 하나같이 개인의 사소한 일상(이른바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식의 사소설과
같은, 사소한 잡담의 연속적인 배설 이면에 묵직한 올드 팝을 끼워 넣거나 철학가를 등장시키는 수법)에 몰입하거나
현실을 외면하고 판타지를 그리는 경향들이 늘어난다. 바닥의 삶에 진절머리를 느낀 걸까? 아니면 이미 이 시대는
비포장도로에서 자주 발생하는 흙먼지와 울퉁불퉁한 흔들거림이 없어서일까?
프랑스 평론가 리샤르 미예의 말대로 이제 문학은 돈이 안 돼서 그런 걸까?
※ 몇가지 고려되어야 할 점
1. 책을 소비하는 나 같은 독서인에게서 길들여진 독서법에 문제는 없는가?
2.문학도 인간과 마찬가지 시간의 구속에서 해방되지 못한다. 동시대의 작가들은
결국 자신이 숨 쉬고 살아가는 현장에서 문학을 창조한다. 1970년~80년대의 작가들과
지금의 2026년을 살아가는 작가들과는 시대적 이데올로기나 사회적 환경이 동일할 수
없다. 내가 오늘날의 젊은 시인들의 시를 읽어가며 공감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은 이유가
어쩌면 그들의 시대와 나의 이십 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3. 오늘날의 젊은 작가들이 바라보는 사물의 가치와 태도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연, 그들이 빈곤한 가난을 회피하려 드는지? 빈곤에 맞서 새로운 모험의 글쓰기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지? (모든 서사는 주인공의 영웅 모험담이다)
4.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에 드러나는 물질적 감각과 소비주의 풍조가 어쩌면
서구화된 물질화의 종속인가? 그만큼 우리의 생활이 과거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풍요 안의 소외를 노래하는 것인가? 막연히 서구 물질문화에 젖어들었다면
무반성적/무비판적 외래문화의 수입에 따른 정신의 황폐화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며
우리가 과거의 4.19세대- 광주민주화 세대- 월드컵 세대- 촛불세대를 지나가며
물질의 진보와 함께 경제적인 빈곤에서 벗어난 이른바 X, Y, Z 세대로의 변천과정이
오늘날 젊은 시인들에게 어떻게 투시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