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애송하는 詩

굴원 - 정숙자

작성자huse|작성시간26.06.07|조회수21 목록 댓글 0

굴원 -   정숙자 

 

책상 모서리 가만히 들여다 보다

맑은 이름들 떠올려보다

나 또한 더할 수 없이 맑아지는 순간이 오면

눈물 중에서도 가장 맑은 눈물이 돈다

슬픈 눈물

억울한 눈물

육체가 시킨 눈물이 아닌

깨끗하고 조용한 먼 곳의 눈물

생애에 그런 눈물 몇 번이나 닿을 수 있나

그토록 맑은 눈물 언제 다시 닦을 수 있나

이슬 - 눈, 새벽에 맺히는 이유 알 것도 같다. 어두운 골짜기

돌아보다가, 드높고 푸른 절벽 지켜보다가 하늘도 그만 깊이깊이

맑아지고 말았던 거지. 제 안쪽 빗장도 모르는 사이 그 훤한

이슬-들 주르륵 쏟고 말았던 거지.

매일매일 매일 밤, 그리도 자주 맑아지는 바탕이라 하늘이었나?

어쩌다 한 번 잠잠한 저잣거리 이곳이 아닌… 삼십삼천 사뿐히

질러온 바람. …나는 아마도 먼- 먼- 어느 산 너머에서 그의

딸이었거나 누이였을지 몰라.

그의 투강 전야에

그의 마지막 입을 옷깃에

‘중취독성' 담담히 수놓던 기억

돌덩이도 묵묵히 입 맞춰 보냈던 기억

몇 겁을 다시 태어나고 돌아와도 그 피는 그 피!

이천 년이 이만 년을 포갠다 한들

그 뜻, 그 그늘이면 한 목숨 아낄 리 없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