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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하는 詩

물고기는 극락을 꿈꾸지 않는다 - 배두순

작성자huse|작성시간26.06.09|조회수26 목록 댓글 0

물고기는 극락을 꿈꾸지 않는다   -  배두순

 

이곳에 이르러 물고기 밥이 되지 않으려면

극락 또한 다리를 넘어서야 한다

수면은 매끄러웠다

그 안 물고기들의 오후는 진흙 쪽으로 머리를 처박은 듯

선禪과의 자유로움도

미물의 천진함도 담겨있지 않다

극락교라 이름 지어진 다리

호기심어린 눈동자들이 몇 줌의 먹이를 뿌리며

물 속 사연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단지 그것뿐이다

세상의 어떤 극락이라 해도

제 스스로 물을 깨우고 말리지 않으면

날개를 달 수 없는 법

한낮의 고기들은 졸린 듯 무료함 쪽으로

몸뚱아리를 비틀기도 하며 가끔씩 주둥이를

뻐끔거리기도 하고 , 단지 그것뿐이다

세상의 어떤 깨달음도 극락 밑에 이르러서는

오탁을 면치 못하고

어떠한 하심도 제 스스로 마음을 걸러내지 않는 한

마음 저쪽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단지 그것뿐이다

오탁을 건너지 못한 마음 한 줄기 꾸려서

나 가끔씩 극락교를 찾는다

서녘 태양만이 오늘 하루의 정진으로도

극락교를 건너지 못한 채 밤의 입구를 서성일 뿐

세상을 건너지 못한 건 저 다리 밑 하루 몫의 물빛과

문듣 내 귓전을 울리는 바람의 공명 뿐

극락교에 오르면

세상은 단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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