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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하는 詩

바이칼 호수 신발 - 장옥관

작성자huse|작성시간26.06.10|조회수24 목록 댓글 0

바이칼 호수 - 신발   -  장옥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찾으러 왔다

칠년 전 몽골 테렐지의 툴강에서 잃어버렸던 그 신발,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신발을 보며 사람들은

바이칼 호수에 닿을 거라고 위로했다.

내 몸을 담았던 신발이

내 몸의 체온을 머금은 신발이

알타이 평원을 흘러 자작나무 숲을 지나 구릉을 넘어

갯버들 가지를 휘감아 돌며 이윽고

바이칼에 닿는다고 했다.

비록 콩쥐가 잃어버린 꽃신은 아니지만

한때나마 내 몸의 전 체중을 받아주었던, 기쁘고

축축했던 내 모든 장소를 기억하던 신발이

저 혼자 그 먼먼 길을 흐르고 흘러

마침내 바이칼에 닿는다는 사실이

그리 멀지 않은 내일에 나 또한 캄캄한 어둠 강을

혼자서 흘러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바이칼로 왔다. 유라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두메양귀비 향기 희미한 수로(水路) 따라

바이칼 호수로 왔다.

그러나 바이칼은 모여드는 곳이 아니라 흘러넘치는 곳이었다.

배꼽이 아니라 자궁이었다.

수수천 년 옹알이하는 물결

생겨나고 사라지는 게 하나임을 일러주었다. 꽃은 꽃대로

계절은 계절대로

수수천 년 걷고 걸어서 당도했다간

곧장 떠나가는 곳이었다.

거품 이는 물결 위

내 몸의 한 조각이었던 신발 있을 곳 가늠하는데

머리 흰 갈매기 한 마리 눈 흘기며 이르길,

신발이 도착하려면 저 공중의 별이 몇 번이나 다 닳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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