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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하는 詩

존엄에 대하여 - 이상국

작성자huse|작성시간26.06.22|조회수24 목록 댓글 0

 존엄에 대하여 - 이상국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미안하지만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문 좀 두드려달라던 작가는 스스로를 버렸다
식은 밥이나 이웃에게도 그랬겠지만
자기가 쓴 시나리오에게도 떳떳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의 주검을 치우는 사람에게
개의치 마시고 국밥이나 한그릇 자시라며
제 손으로 목숨을 접은 어느 독거노인은
따뜻한 국밥 몇그릇을 세상에 남겼다
가난했지만
죽음에게까지 예의를 갖추기 위하여
그 소중한 유산을 남겼던 것이다


가라앉은 세월호에서 주검들이 수줍게 떠올라도
아이들 몇몇은 끝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 앳된 나이에 퉁퉁 부은 민낯을
죽어도 보이기 싫었던 것이다


송파 어디선가 월세 살던 세 모녀가
공과금과 마지막 집세를 계산해놓고
한날한시에 세상을 버린 것도
다시는 볼 일이 없더라도
국가와 집주인에게 당당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뭔가에게 굽히기 싫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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