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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감상

가을 들 / 신달자

작성자신연옥|작성시간26.06.12|조회수38 목록 댓글 0

가을 들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하고 다시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한 후의 가을 들을 보라
극도로 예민해진 저 종이 한 장의 고요
바람도 다소곳이 앞섶 여미며 난다
실상은 천년 인내의 깊이로 너그러운 품 넓은 가슴
나는 것의 오만이 어쩌다 새똥을 지리고 가면
먹물인가 종이는 습자지처럼 쏘옥 빨아들인다
이런 넉넉한 종이가 있나
다 받아 주는데도 단 한 발자국이 어려워
입 닫고 고요히 지나가려다 멈칫 서 떨고
있는 초승달.

*유월 중순
초록의 신록이 눈을 거칠게 찌르는데
때아닌 추수가 끝난 가을 들을 만났다
어려운 것이 없는 시이니 사족은 필요없겠다
가을 들에 머뭇거리는 초승달
온통 내 몸에도 가을 냄새가 돋아나 겠다
오늘 오후에는 시공을 초월한
늦가을을 접속했으니 더 한 행복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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