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떠들썩하다. 지난 6일 출시된 '포켓몬GO'라는 게임 때문이다. 증강현실(AR)을 접목한 스마트폰용 게임 '포켓몬GO'는 친숙한 가상의 포켓몬을 실세계로 불러왔다. 더불어 현실을 누비며 포켓몬을 잡고, 포켓몬 트레이너를 꿈 꾸던 유저들을 밖으로 불러냈다. '포켓몬GO' 게임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게임의 이용자 수는 트위터 이용자 수를 따라 잡고 있고, 제작사는 게임 출시 4일만에 $14M을 벌었다. 또한, 쓰러져가는 닌텐도사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포켓몬GO'의 인기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는 지도 데이터 문제로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지만, 고성, 속초, 양양 등 일부 지역에서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시민들은 속초를 '한국의 태초마을'이라고 부르며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속초로 향하고 있다. 주말 속초행 버스는 매진이 되었고, 소셜커머스 업체는 속초-서울 왕복 버스표도 내놓을 정도다. 또한, 속초시는 공식 SNS 계정에 포켓몬GO 내용과 함께 시내 무료 와이파이 지도를 제공했고, 속초 상인들은 포켓몬 트레이너들에게 할인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등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람들이 포켓몬GO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몇 언론은 이번 '포켓몬GO' 열풍을 증강현실(AR), 즉 기술의 승리라고 평했다. 하지만 '포켓몬GO'는 단순한 기술의 승리가 아니다. 20년간 쌓아온 포켓몬이라는 '컨텐츠'의 승리다. 지도를 보는데, '포켓몬GO' 플레이 가능 지역 중에서 녹색 지역이 보였다.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서울에서 속초를 갈 때 넘어야 하는 산. 트레이너들을 가장 처음 맞이해주는 웅장한 산. 누구든지 감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는 한국의 명산. 국립공원 설악산. 바로 '설악산'이 '포켓몬'만큼 우리가 가진 굉장한 '컨텐츠'가 아닐까.
하지만 설악산이라는 컨텐츠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문제다. 작년 8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다. 두 차례나 부결되었던 사업이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 산양을 비롯한 10여 종의 천연기념물과 38여 종류의 멸종위기 생물들이 사는 서식처임을 알면서도, 다섯 가지 보호구역이 중첩된 곳임에도 시간당 800명을 끌어올릴 수 있는 케이블카가 들어설 예정이다. 환경부는 국립공원을 보전하기보다 이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스스로의 역할을 망각했다. 한국의 명산 설악산이 몇몇 무책임한 사람들로 인해 짓밟혀 무너져 내릴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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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www.huffingtonpost.kr/green-korea/story_b_110294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