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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님 강론

2026년 6월 5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작성자김유정|작성시간26.06.05|조회수147 목록 댓글 0

 

2티모 3,10-17; 마르 12,35-37

 

+ 오소서 성령님

 

오늘은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성인은 675년경 영국에서 태어나 베네딕도 수도원에 입회하였으며, 서른 살에 사제서품을 받으셨습니다. 수도원 학교의 교장이 되셨고, 시를 쓰고 라틴어 문법서를 저술하셨습니다.

 

선교사가 되기를 원하셨던 성인은 교황님의 명에 따라 라인강 동쪽 독일 지역에서 선교하시게 됩니다. 당시 독일 교회 안에는 이교 풍습과 그리스도교 신앙이 뒤섞여 있었고, 일부 성직자들은 교리에 무지하고 정신이 해이해져 있었습니다. 성인은 교회를 바로 세우고 신앙을 쇄신하기 위해 큰 어려움과 반대에 맞섰습니다.

 

주교로 임명되신 성인은 754, 마지막 선교지에서 동료 53명과 함께 견진 성사를 준비하시다가 이교도의 습격을 받고 순교하셨습니다.

 

성인은 1874년 시성 되셨는데요, 왜 순교하신 지 천 년도 더 지나서야 시성이 되신 것일까요?

 

사실 순교하시자마자 즉시 독일과 영국 지역 신자들은 보니파시오 주교님을 성인으로 공경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시성 절차가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12세기부터 교황이 공식 심사하고 시성하는 절차가 마련되었고, 17세기에 법제화되었는데요, 1874년에 성인을 공식적으로 시성하게 된 이유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독일 제국의 수상 비스마르크는 가톨릭교회를 탄압하여 주교님들이 체포되고 교회가 위협받고 있었는데요, 비오 9세 교황님은 독일 교회의 기초를 닦은 독일의 사도보니파시오 주교님을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 기념하는 성인으로 공식 선포하심으로써 박해받는 독일 교회 신자들을 격려하고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일치와 연대를 표명하고자 하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디모테오에게 중요한 것 세 가지를 말씀하시는데요, 첫째, 당신의 모범을 본받으라는 것입니다. 둘째,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경건하게 살려는 이들은 모두 박해를 받을 것을 각오하라는 것입니다. 셋째, 성경 말씀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줄곧 기득권자들로부터 도전을 받으셨는데, 오늘은 예수님께서 먼저 질문하십니다.

 

그간 황제에게 세금 내는 문제, 부활에 대한 논쟁, 그리고 가장 큰 계명에 대한 질문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것, 하느님께서 내세도 다스리신다는 것, 그 하느님께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그것은 이웃을 사랑함을 통해서 표현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이렇게 말씀하고 계신 당신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십니다. 당신은 메시아시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편 110편을 인용하시는데요, 이 시편은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히브리어 원문은 야훼께서 내 아도나이께 말씀하셨다.”로 되어 있는데요, ‘아도나이주님입니다.

 

야훼라는 단어는 발음하면 안 되었기에, 희랍어로 옮기면서 주님이라 번역했는데, 그러다 보니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로 번역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앞의 주님야훼하느님을 의미하고, 뒤의 주님메시아를 의미합니다.

 

야훼께서 메시아에게 말씀하셨다라는 뜻인데, 다윗은 메시아를 나의 주님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이 될 수 있느냐고 예수님은 물으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이 다윗의 혈통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메시아를 오직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다윗의 자손이라는 인간적 틀 안에만 가두어 놓고 정작 눈앞에 와 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신 참된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하는 율법 학자들의 무지와 편견을 지적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다윗의 혈통을 넘어,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참된 주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시편을 계속해서 인용하십니다. “내 오른쪽에 앉아라,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네 발아래 잡아 놓을 때까지.” 여기서 원수들이란 죄와 죽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이 원수들을 예수님 발아래 잡아 놓으셨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복음을 전하다 순교하신 순교자들의 죽음이 패배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죄와 죽음을 발판으로 삼으신 주님 안에서, 순교자들의 순교는 패배가 아니라 승리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경건하게 살려는 이는 박해받을 것이다.”라는 제1독서의 말씀이 새삼 와닿을 때가 있습니다. 악인들이 득세하고 승리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오늘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시편 110편을 메시아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암송하였고, 지금도 성무일도 주일 저녁기도는 첫 번째 시편으로 110편을 바치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내 주께 이르시기를

내가 원수들을 네 발판으로 삼기까지

내 오른편에 앉아 있으라하셨도다.

 

하느님이 이미 맹서하셨으니

다시는 뉘우치지 않으시리라

너는 멜기세덱의 품위를 따라 영원한 사제이니라.

 

주께서 네 오른편에 계시니

분노의 그날에 왕들을 부수시리라.”

 

 

 

https://youtu.be/4GITEdfDAVE?si=d490FqpsDJl9GVdO

몬테베르디, 복되신 동정녀의 저녁기도 중 시편 110장

 

Dixit Dominus Domino meo:

Sede a dextris meis, donec ponam inimicos tuos scabellum pedum tuorum.

하느님이 내 주께 이르시기를

“내가 원수들을 네 발판으로 삼기까지,

내 오른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

 

Virgam virtutis tuae emittet Dominus ex Sion:

dominare in medio inimicorum tuorum.

하느님, 시온으로부터 권능의 홀을 뻗치시며,

“네 원수들 가운데서 왕권을 행사하라.

 

Tecum principium in die virtutis tuae splendoribus sanctorum.

Ex utero ante luciferum genui te.

거룩한 빛 속에 네가 나던 날,

주권이 너에게 있었으니,

샛별이 돋기 전에 이슬처럼 내 너를 낳았노라”

하시리라.

 

Iuravit Dominus et non poenitebit eum:

Tu es sacerdos in aeternum secundum ordinem Melchisedech.

하느님이 이미 맹서하셨으니,

다시는 뉘우치지 않으시리라.

“너는 멜키세덱의 품위를 따라

영원한 사제이니라.”

 

Dominus a dextris tuis, 

confregit in die irae suae reges.

주께서 네 오른편에 계시니,

분노의 그 날에 왕들을 부수시리라.

 

Iudicabit in nationibus,

Implebit ruinas, conquassabit capita in terra multorum.

이방인들을 판단하시어,

주검을 무더기로 쌓으시리라.

넓으나 넓은 땅에다가,

머리들을 부수어 놓으시리라.

 

De torrente in via bibet,

propterea exaltabit caput.

당신은 길 가다가 시냇물을 마시리니

그런 다음 머리를 쳐드시리라.

 

Gloria Patri, et Filio, et Spiritui Sancto,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 Amen.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영국을 떠나는 성 보니파시오 (20세기 초 상본)
출처: Saint Boniface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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