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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님 강론

2026년 6월 7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작성자김유정|작성시간26.06.07|조회수249 목록 댓글 0

 

 

 

신명 8,2-3.14-16; 1코린 10,16-17; 요한 6,51-58

 

+ 찬미 예수님

 

오늘 스물한 명의 친구들이 첫영성체를 하는데요, 초등학교 3, 4, 5학년 친구들입니다. 그저께 우리 친구들 찰고를 했는데요, ‘찰고는 세례와 첫영성체를 위한 마음의 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교리 공부는 잘했는지 물어보는 것이죠. 11 면담 형식으로 했는데, 공통점이 있었어요.

 

우선 들어올 때는 입사 면접 보는 것처럼 다들 잔뜩 긴장한 얼굴로 들어왔어요. 끝나고 나갈 때는 어떻게 나갔어요? 다 뛰어나갔어요. 신난 거죠.

 

기도문을 잘 외웠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제가 무얼 물어볼지 모르니까 제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봤어요. 제가 어떤 기도문 물어봤어요? 제일 자신 있는 기도문 해 보라고 했죠?

 

많은 친구들이 사도신경을 택해서 잘 외웠고요, 십계명을 택한 친구도 있었고요, 아침기도를 택해서 외운 친구도 있었습니다. 우리 교우 여러분들도 십계명과 아침기도 다 외우고 계시죠? 이 친구는 아침기도를 매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바치고 있다고 하네요?

 

지난 3개월간 교리 공부가 재미있었냐고 물었더니, 다들 재미있었다고 답했고, “뭐가 제일 재미있었냐고 물으니까 다 재미있었다”, “산에 올라가서 한 생태 프로그램이 좋았다”, “전의 요셉의 집에 가서 어르신들께 봉사활동을 한 것이 제일 좋았다”, “미사가 제일 재미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기도문 외는 게 제일 재미있었다등등의 대답이 있었고요, 한 친구는 교리 공부가 학교 공부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답했습니다.

 

첫영성체와 영세를 하게 되는 소감을 물으니 설렌다”, “긴장된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행복하다”, “뿌듯하다”, “하느님과 가까워진 것 같다”, “예수님께 감사드린다는 대답도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남들 영성체 하는 것 보고 나도 예수님을 모시고 싶었는데, 모시게 되어 감사드린다고 답했어요. 교리 공부 정말 잘한 거죠?

 

,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어떤 친구는 성당, 화이팅!”이라고 얘기하고는 뛰쳐나갔습니다.

 

우리 아이들 잘 지도해 주신 교리 교사 선생님들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사랑으로 지도해 주신 수녀님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우리 친구들은 첫영성체를 하지만, 우리 신부님은 첫영성체 지도를 하셨는데요, 잘 지도해 주신 보좌 신부님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또 뒷바라지해 주시고 맛있는 밥도 해 주신 부모님과 할머니들께도 박수 부탁드립니다. 어떤 친구들은 부모님이 못 오셔서 매번 할머니가 데려오셨고, 또 본인은 불교 신자신데도, 할머니를 믿고 아이를 보내 주신 부모님도 계십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제대 꽃꽂이가 너무나 아름답게 성체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요, 하느님께서도 오늘 첫영성체 하는 친구들을 위해 성당 밖에 꽃꽂이를 해 놓으셨어요. 미사 끝나고 성당 문 앞에서 맞은편 나무를 보시면, 하느님께서 하트 모양으로 성체의 사랑을 그려 놓으셨어요. 이따 꼭 보세요?

 

1독서에서 우리는 신명기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모세는 하느님께서 광야에서 만나를 내려 주신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것은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너희가 알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먹었던 만나는 인간의 노력으로 얻어진 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기에 주어진 양식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양식 자체보다, 그것을 주시는 하느님께 의지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우리는 배를 채우는 음식만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 코에 숨을 불어 넣으시어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을, 광야에서 유혹을 물리치실 때도,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도 인용하십니다.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만나가 예표했던 참된 양식은 바로 예수님 자신이십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가톨릭교회교리서는 7가지를 얘기하는데요, 첫째, 영성체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더욱 하나되게 해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우리가 영하는 성체가 바로 예수님의 살과 피입니다.

 

둘째, 영성체는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셋째, 영성체는 우리가 지은 죄를 정화하고 앞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 줍니다. 넷째, 우리에게 사랑을 북돋아주고, 이 사랑은 작은 죄를 없애줍니다. 다섯째, 그 사랑은 우리를 미래의 죽을죄에서 보호합니다.

 

여섯째, 성찬례는 교회를 이룹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 ‘한솥밥을 먹는 식구라는 말이 있는데요, 함께 미사에 참례한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한솥밥을 먹는 식구입니다. 특히 첫영성체 같이 하는 친구들은 첫영성체 동기예요? 이 동기는 해병대 동기보다 더 강합니다. 나중에 너 첫영성체 몇 기야?”하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저와 첫영성체를 같이 한 친구 중에 저를 포함해서 세 명이 신부가 되었습니다.

 

일곱째, 성체성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투신하게 합니다. 교리서는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참되게 받기 위해서 그리스도의 형제들인 가장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뵈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첫영성체반 친구들 교리 시간에 울지마 톤즈영화 봤죠? 누구에 대한 얘기예요? 이태석 세례자 요한 신부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저도 여러분과 함께 그 영화를 다시 보았는데요,

 

이태석 신부님은 의과대학을 졸업하시고 나서, 장래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수도사제의 길을 택하셔서 살레시오 수도회에 입회하셨습니다. 2001, 서른아홉 살에 신부가 되신 신부님은 아프리카 남수단으로 파견되어 톤즈라는 마을에서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시고,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시고, 브라스밴드를 조직해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시는 등 선교 사제로 활동하셨습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이들의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신부님은 후원금으로 마련된 여러 악기들을, 설명서를 읽어가며 밤에 혼자 연습하신 후 아이들에게 일일이 악기 연주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2008, 휴가차 한국에 오셨다가 어떤 분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으신 신부님은, 말기 암 진단을 받고는 끝내 톤즈로 돌아가지 못하시고 투병하시다가 2010, 마흔일곱의 나이로 선종하셨습니다.

 

신부님의 선종 소식을 듣고 톤즈 마을 사람들이 우는 장면이 너무나 뭉클했는데요, 이분들은 배가 아파도, 열이 나도 울지 않는다고 합니다. 약해 보이면 안 되는 그분들의 문화 때문이라는데요, 그러나 신부님의 소식을 듣고, 또 항암치료 도중 비쩍 마른 신부님의 사진을 보고 하나같이 펑펑 울고 있습니다.

 

이태석 신부님은 자신도 너무나 아프셨지만, 그런 와중에도 다른 사람들을 진료하고 치료하셨습니다. 탈무드라는 책을 보면 어떤 사람이 구원자가 어디에 있느냐라고 묻자 한 예언자가 이렇게 답합니다.

 

그분은 상처투성이인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앉아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처에 감은 붕대를 전부 풀었다가 또다시 감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자는 아마 내가 필요하게 되겠지, 그때에는 지체하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지.’ 하시면서 자신의 상처에 감은 붕대를 하나씩만 풀었다가 다시 감고 계십니다.”

 

이분을 상처 입은 치유자라 부르는데요, 자신도 상처를 입었지만 다른 사람을 치유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저마다의 삶에서 예수님을 본받아 상처입은 치유자로 부르심 받았다는 것을 이태석 신부님은 당신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https://youtu.be/nAeuPeyFAig?si=vdbR0MkSzvWSq8RR

신부님과 관련된 한 영상에는, 신부님께서 무덤에 묻히시는 날, 아들의 무덤을 만지며 엉엉 우시는 어머니의 모습 뒤로 묵상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요, 이 노래는 이태석 신부님이 중학생 때 만드신 노래입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왜

당신은 보고만 있냐고.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고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 말씀하셨지.

사랑 사랑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 평화 위해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이태석 신부님의 삶이 이 노래 안에 이미 담겨 있고, 이 노래는 앞으로의 신부님의 삶을 예언하고 있었습니다. “난 영원히 기도하리라 세계 평화 위해.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오늘날 세상은 우리에게 무엇이 되는 것에만 몰두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무엇이 되어주는가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이 되어주는가?’

 

이태석 신부님은 의사가 되신 것이 아니라, 병들고 가난한 이들에게 의사가 되어주셨고, 사제가 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주님의 사제가 되어주셨으며, 자선 사업가가 되신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그분들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라는 것을 알아보셨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마술을 부려 빵으로 변하신 것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빵이 되어주심을 기념하는 성사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그리스도의 몸을 영합니다. 나는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무엇이 되어줄 수 있을까요? 나는 지금 무언가가 되려고 애쓰고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되어주고 있나요?

 

오늘 첫영성체를 하는 우리 친구들에게 특별히 부탁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오늘을 평생 기억하게 될 거예요. 저도 4학년 때 첫영성체 하던 날이 아직도 기억이 나거든요.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이 나중에 무엇이 될까를 고민할 때, ‘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 되어주는가를 생각해 달라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그 길을 결정하면, 그 길은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길일 거예요.

 

여러분은 오늘 처음으로 성체를 영하면서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십니다. 성체를 모신 후 이렇게 기도해 보세요.

 

예수님, 제 안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 저를 이 세상에 왜 보내셨나요?

저를 통해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https://youtu.be/aRjiuOW79x0?si=7oesFFT1vOrEzjs2

이태석 작사/작곡, 묵상, 수원가톨릭대학교 갓등 중창단

 

 

성당 문 앞 나무

 

 

노은동 성당 제대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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