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48,1-14; 마태 6,7-15
+ 오소서, 성령님
미국와 이란이 마침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두 나라를 비롯하여 모든 나라가 하루 속이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루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그간 제1독서에서 엘리야와 엘리사 예언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은 두 예언자의 활약을 집회서가 정리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엘리야 예언자가 불처럼 일어섰는데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다… 주님의 말씀에 따라 그는 하늘을 닫아 버리고 세 번씩이나 불을 내려보냈다.”
하늘을 닫아 버렸다는 것은 3년 간의 가뭄을 의미하고요, 엘리야는 세 번 불을 내려오게 했는데 한 번은 바알의 예언자들과 대결할 때 번제물을 사르기 위함이었고(1열왕 18,38), 두 번은 아하즈야 왕의 군사들을 불사르기 위함이었습니다(2열왕 1,10.12). 사실 이런 표현은 대단히 상징적이라 하겠는데요, 엘리야 예언자가 지닌 하느님께 대한 열정과 충실함을 불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어 엘리야는 “불 소용돌이 속에서 불 마차에 태워 들어 올려졌다”고 나오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제자 엘리사 또한 엘리야의 영으로 가득 차서 ‘야훼께서 하느님이심’을 열정적으로 선포하였습니다.
오늘 화답송은 1독서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데요,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 왜 기뻐해야 할까요? ‘주님’ 즉 ‘야훼’께서 임금이심을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왕이 아니셨던 분이 왕이 되셨기 때문에 기뻐하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 종말에 심판하실 분이 바로 임금이신 주님이시기에 그것을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정의와 공정이 그분 어좌의 바탕이고, 엘리야를 통해 일하신 불길이 그분을 앞서 가며, 둘레의 적들을 사릅니다. 우상을 섬기는 자들, 헛것으로 으쓱대는 자들은 모두 부끄러워하고, 마침내 온 우주의 완성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화답송 후렴은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인데요, “우리가 스스로 ‘의인’이라 칭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에 대해 알렐루야는 노래합니다. “우리는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네.” 즉, 우리는 본래 의인이 아니었지만, 성령을 받아 의롭게 되었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하고 외친다는 것이 알렐루야의 말씀입니다.
성령의 힘으로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는 기도가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는데요,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단어는 ‘아버지’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아버지’라는 단어가 7번 나옵니다.
엘리야는 ‘하느님께서 온 세상의 주님이심’을 선포하였고, 화답송은 ‘주님께서 임금으로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고 노래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대하신 하느님께서 누구이신가? 바로 너희 아버지시다.’ 이것이 오늘 예수님 말씀의 핵심입니다. 그 아버지께 취해야 할 자세가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오늘 화답송과 주님의 기도가 잘 연결이 되는데요, “하늘은 그분 의로움을 널리 알리고, 만백성 그분 영광을 우러러보네” 이 말씀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와 연결되고, “주님은 임금이시다. 땅은 즐거워하고, 수많은 섬들도 기뻐하여라”, 이 구절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에 이어집니다. 또한 “정의와 공정은 그분 어좌의 바탕이라네” 이 대목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이 말씀과 연결됩니다.
오늘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빈말처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엘리야와 엘리사처럼, 돈과 권력과 전쟁이라는 우상이 지배하려는 세상에서 주님을 향한 불길에 사로잡혔던 예언자의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진정한 주님이심을 고백하며, 그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시라는 것을 고백하며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바쳐야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세계 각국어로 쓰인 주님의 기도, 주님의 기도 성당 (예루살렘)
출처: Jerusalem Batch 1 (754) - Church of the Pater Noster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