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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님 강론

2026년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작성자김유정|작성시간26.06.21|조회수127 목록 댓글 0

 

예레 20,10-13; 로마 5,12-15; 마태 10,26-33

 

+ 오소서, 성령님

 

지난 한 주간 안녕하셨어요? 그제 밤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떠내려 갈까봐 걱정되었는데요, 큰 피해가 없기를 기도합니다.

 

지난주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 교황님을 알현하였습니다. 또 그 전날에는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께서 주례하시는 미사에 대통령 내외께서 참례하여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뉴스에서 보셨죠?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였는데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하는데 우리에게 친숙하신 분이 환대해 주셨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외교적 인사가 아니라 미사라는, 가장 거룩한 일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감격스러웠습니다. 대통령 내외께서 개신교 신자이신 점을 생각해 볼 때, 해마다 1,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가 열리는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미사가 봉헌되고 한반도 평화와 국제 사회의 연대를 호소하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발표되었다는 점 또한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대통령과 헤어지시면서 내년에 한국에서 봅시다.” 하고 인사하셨는데요, 내년에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우리나라에 오신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순교성인과 복자들 그리고 수많은 신앙의 선조들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140년 전까지만 해도 신앙의 자유조차 없었던 이 땅을 복음화하기 위해 목숨 바쳐 복음을 전하신 성인들께서, 이제 나라의 지도자가 교황청을 찾아가 교황님을 알현하고 우리나라에 방문해 주십사고 청하는, 당신 후손들의 이 시대를 얼마나 뿌듯하게 여기실까요?

 

오늘은 또한 우리 본당 출신 박재욱 율리아노 부제가,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수많은 선교사들을 파견한 프랑스에서 사제서품을 받는 뜻깊은 날입니다. 새신부님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지난 주일 우리는 너희는 내가 어떻게 너희를 독수리 날개에 태워 나에게 데려왔는지 보았다.”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지난 주일에 예비자 환영식이 있었는데요, 어떤 계기로 성당에 나오시게 되셨는지 나눠주신 말씀을 들으며, ‘정말 하느님께서 한 분 한 분을 독수리 날개에 태워 데려오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부터 벼르다가 마침내 용기를 내어 오게 되신 분들, 선교분과에서 붙인 포스터를 보고 신청하게 되신 분, 아들이 이태석 신부님 영상을 보고 졸라서 함께 오게 되신 가족, 황창연 신부님 팬이라서 오게 되신 분, 또 어머님의 유언에 따라 오신 분 등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가슴 뭉클하면서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를 느끼게 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으로 귀하게 부르시는데, 오늘 말씀에서는 그 사랑을 믿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라고 하십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요, ‘복음을 전하라는 것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군중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마고르 미싸빕이 지나간다! 그를 고발하여라. 우리도 그를 고발하겠다.’” ‘마고르 미싸빕이라는 말은 우리말로 밉쌍처럼 들리지요? ‘사방에 공포가라는 뜻입니다.

 

예레미야는 기원전 6세기 유다 왕국의 마지막 시기에 활동하면서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는데, 이 때문에 많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결국 그의 예언대로 유다 왕국은 멸망했고 바빌론 유배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예레미야가 회개를 선포하면서 자주 외쳤던 사방에 공포가라는 말이 그의 별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레미야는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예레미야는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저를 박해하는 자들이 비틀거리고 우세하지 못하리이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하여 크게 부끄러운 일을 당하고 그들의 수치는 영원히 잊히지 않으리이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당시 지붕은 평평하게 되어 있어서 선포하기에 좋은, 눈에 잘 띄는 연설 장소였습니다.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을 두려워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경외하는 것으로서, 하느님께 우리의 시선을 향하고 그분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외는 겸손과 순종을 낳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참새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너희 아버지가 모르게또는 너희 아버지의 보살핌 없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보살피고 계시기에 그들의 죽음을 알고 계십니다. 하물며 당신 모상대로 창조하시고, 당신 아드님을 통해 구원하신 우리에 대해서는 어떠하시겠습니까? 하느님은 우리의 죽음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혹시 자기 머리카락 개수 알고 있는 분 계신가요? 아무도 모르실 것입니다. 그것을 셀 수 있는 능력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만드신 분께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그 하느님을 너희의 아버지라 부르신 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라고 부르십니다.

 

저는 2008년도에 유학을 마치고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돌아오자마자 접하게 된 소식들은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2009, 용산 참사로 철거민들과 경찰이 목숨을 잃었고, 한국천주교 주교단의 공식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투신이라는, 차마 믿기 어려운 소식에 이어, 쌍용자동차 사태로 수많은 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저는 해고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그분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고자 서울에서 매주 봉헌되던 미사에 참례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하느님께 자주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2013년에 40일 피정을 들어가서 욥기에 나오는 욥처럼 하느님께 수많은 질문을 퍼부었습니다.

 

하느님, 혹시 저희를 잊으신 것은 아닌가요?” “왜 이런 비극이 계속되어야만 하나요?” 저는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치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 특히 고통받는 사람과 연대하는 사람들을 통해 역사에 개입하신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하느님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직접적으로 개입해주실 수 없는지, 한 달 가까이 여쭈었습니다.

 

한 달 정도가 지났을 때, 제 마음 한 켠에서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다 알고 계신다, 우리의 죽음을. 우리의 아픔을 다 알고 계신다.’

 

이어서 다음과 같은 요한복음의 말씀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요한 5,25)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주님께서는 복음을 전할 때 겪는 반대뿐만 아니라,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이해할 수 없는 비극과 고통 앞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낙담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나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 나를 가장 슬프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주님 말씀을 되뇌어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과 슬픔을 넘어 우리를 잊지 않으시고 우리를 당신 사랑 안에서 다시 일으키실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사랑을 증언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일일이 이해하지 못해도 하느님은 알고 계십니다. 우리가 다 보지 못해도 하느님은 보고 계십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외젠 뷔르낭,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1915년
출처: Eugene Burnand | works examples from around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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