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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고 초라한- 강미현 지음

작성자녹양|작성시간26.06.23|조회수20 목록 댓글 0

존재를 배제하는 공간에 대하여- 존엄한 존재들의 초라한 공간 그리고 구축된 배제의 문법에 관한 이야기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이 안고 있는 커다란 문제의 하나는 차별적 시선이다.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들은 보통 분양아파트와 물리적으로 분리되는데, 이로 인해 동네, 단지, 동 자체가 거주자의 신분을 나타내게 되었다.

프랑스의 사회주택은 다양한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사는 소셜 믹스원칙이있다. 프랑스 국민의 약 70%가 사회주택에 입주할 자격을 갖는데, 이는 사회주택이 저소득층만의 복지가 아니라 시민 대다수를 포괄하는 보편적인 제도임을 보여준다. 사회주택 거주자들은 소득 수준에 따라 저소득, 중간 소득, 고소득 유형으로 나뉘며, 소득 유형이 달라도 동일한 조건의 집에서 살 수 있다. 동일한 공간을 사용하되 임대료만 차등 부과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소셜 믹스를 구현한 것이다.

 

인간은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졌지만 자연환경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근시안적이다. 눈앞의 편리함과 경제적 이익만으로 너무나도 쉽게 자연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는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다.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려면 이제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여러 차례 재사용할 수 있는 순환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노후화된 건축물은 더 이상 버려야 할 폐기물이 아니라 다음 건축을 위한 거대한 자재 창고가 될 것이다.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애초에 건물을 해체하기 쉬운 구조로 지으면 된다.

새로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자원 순환을 실현하는 리모델링이 건축의 기본값이 되어야 한다. 낡았다는 이유로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대신, 구조를 최대한 살리고 기능을 전환해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야말로 건축이 지향해야 할 윤리가 아닐까. 파괴보다 순환을 우선하는 태도가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걸음이 될 것이다.

 

펴낸곳: 영신사. 2026. 1. 30 발행. 양천도서관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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