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탄족(Titans)의 여왕으로 남편 오피온(Ophion)과 함께 크로노스 이전에 올림포스(Olympus)를 지배했다. 아폴로도로스(Apollodorus, 기원전 2세기?)의 ≪비블리오테카(Bibliotheca)≫에 따르면, 에우리노메와 오피온은 크로노스, 레아부부와 올림포스의 지배권을 놓고 다투다 패해 지구를 둘러싸고 흐르는 오케아노스(Oceanus) 강에 던져졌다고 한다. 이 신화에서 오피온과 에우리노메는 각각 우라노스와 가이아에 상응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헤시오도스(Hesiodos, 기원전 8세기?)의 ≪신통기(Theogony, 신들의 계보)≫에는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Oceanus)와 테티스(Tethys)의 딸인 바다의 님프 에우리노메가 등장한다. 그녀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여신들이라 불리는 세 자매 아글라이아(Aglaea), 에우프로시네(Euphrosyne), 탈리아(Thalia)와 물고기 형상을 한 강의 신 아소포스(Asopus)를 낳았다. 파우사니아스(Pausanias, 2세기?)의 ≪그리스 이야기(Description of Greece)≫에 따르면, 아르카디아의 네다(Neda) 강과 리막스(Lymax)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에우리노메의 신전이 있었다. 에우리노메의 신상(神像)은 인어(人魚)처럼 여인의 상체와 물고기의 하체를 지닌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일 년에 한 번 성소(聖所)에 출입이 허용된 특별한 날에만 사람들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한편, 그리스 신화에는 이 밖에도 에우리노메라는 이름을 지닌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호메로스(Homeros, BC 800?~BC 750)의 ≪오디세이아(Odysseia)≫에는 오디세우스의 아내인 페넬로페의 시중을 들었던 에우리노메가 등장한다. 그녀는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를 충실히 섬겼다. 오비디우스(Ovidius Naso, BC 43~AD 18?)의 ≪변신이야기(Metamorphoses)≫에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사랑을 받은 레우코토에(Leucothoe)의 어머니 에우리노메가 나온다. 히기누스(Gaius Julius Hyginus)의 ≪이야기(Fabulae)≫에는 포세이돈과의 사이에서 벨레로폰(Bellerophon)을 낳은 에우리노메가 등장한다. 그녀는 메가라(Megara)의 니소스(Nisus)의 딸인데, 아폴로도로스는 그녀를 에우리메데(Eurymede)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