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 보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살아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 시간 열정 정성을 쏟아 붇습니다.
예뻐져라 멋져라 섹시해져라 날씬해져라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램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 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 노쇠화 되고 암에 노출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생로병사(生老病死)
애별리고(愛別離苦) 원증회고(怨憎會苦)
구불득고(求不得苦)원하거나 갖고자 하는 것 등이 채워지지
않는 아픔 오음성고(五陰盛苦)
아픔 등의 네 가지를 합하여 팔고(八苦)라고 합니다.
이런 것은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겪어야 하는 짐수레와
같은 것 옛날
성인께서 주신 정답이 생각납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 세상 살면서 나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 종일 울겠습니다. 짜증 부려 일이 해결된다면,하루 종일 얼굴 찌푸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일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 듯 싸우겠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낮춰 논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 세상에는 70억 명
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이 공간을 파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만생명이 함께 살아야
하는 공생(共生)의 공간이기에. 나를 맞아준 아내가
고맙습니다. 나를 아빠로 선택한
부모님과 조상님께 감사하고 직장에 감사하고
먹거리에 감사하고
이웃에게 고맙고,
창공을 나는 날짐승이
고맙고 빽빽한 숲들이 고맙고
이 세상은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 일 뿐 내 것 하나 없어도 있고, 자연에 안겨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
복 받은 사람. 은혜와 사랑을 흠뻑 뒤집어 쓴 사람. 내 머리 조아려 낮게
임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