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소위[일복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부르지만 삶을 대하는 자세가 능동적이다. 어쩌면 저렇게 성실할까 싶을정도다.
그 친구도 그렇다. 어릴 때부터 50이 넘은 지금까지도 열심히 일하고 산다. 남편이 서너번의 부도를 내도 그걸 다 감내하고 그빚을 갚아가면서 시부모님 모시고 애들 키우며 살아간다. 그것도 가장 모범적인 자세로...,
나 이제 그만할래
겨울의 문턱에서 찾아 온 친구의 말이다. (김장품앗이 관계로 저녁때 다시 쓸께요)
결혼하고 20년을 넘게 사는 동안 단 한번도 남편그늘아래서 편하게 쉬어본적이 없고, 빚갚으랴, 일하랴, 애들키유랴, 시부모님 모시랴...,
그런데 갑상선 암,을 진단받고 수술까지 했는데, 생활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암수술을 하고, 자궁근종으로 인해 하혈도 심해 빈혈현상까지 나타나면 그래도 좀 챙겨주는 맛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도대체 가족이라는 개념을 모르겠다.
아파트 대출금도 갚아야 하고, 빚도 남았으니 당연히 일은 하는 것인데, 빈말이라도 좀 쉬라! 고 한마디라도 해주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는 않을텐데..., 쉬는게 큰 죄라도 짓는 분위기란다.
물론, 이런 저런 마음의 상처와 응어리는 더 많을 것이 짐작되어 편하게 푹 쉬라고 해주었다.
다음 날 아침, 싸늘한 기온이 물러가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출 때쯤, 차 한잔을 마시는데 남의 이야기 하듯이 툭, 던진다.
[나, 이제 그만 할래]
[응? ]
[나 이제 그만한다고.]
[뭘? 그만한다는겨?]
[복없는 며느리 노릇, 돈버는 마누라 노릇, 일만하는 엄마노릇. 고생만 찔찔히 하는 딸 노릇..., 그만할거야]
[....,]
[여기 내려오기전에 정리하자, 고 얘기했어. 나 혼자 원룸이라도 얻는다고..., 사는건 내가 일해 먹고 살 수 있으니까 그냥 몸만 나간다고...,]
[음-]
[막상 아프니까, 그것도 여기저기 온 천지가 아프잖니? 고혈압에 고지혈증 있다지, 자궁근종에 수족냉증 있다지, 무릎에 물도 차지, 갑상선 수술도 했지.]
[많네.]
[지난 봄에는 염색을 했는데 옻이 올라서 엄쳥 고생했어. 나 원래 염색해도 아무 이상 없었는데,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렇대. 그래서 약을 한참동안 먹었는데 낫지는 않고, 입안에 염증까지 생기지, 위장염도 생기지,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니 디스크에 척추측만증도 있대.]
[뭔증이 그렇게 많대. 그게 다 돈벌어주는 합격증들이면 좋겠다 그치?]
[엥? 푸하하하...]
드러난 질병은 삶의 이력서야.
향기로운 국화차에 생강차까지 마시면서 50이 넘은 두 여자는 한동안 햇살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왜 그렇게 많은 것들이 니 몸에서 생겨났대?]
[응?]
[너는 원래 건강했잖아. 여간해서는 몸살도 안나고. 무적파워였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증들이 생겨났느냐고. 고지혈증, 위염증, 관절염증, 수족냉증, 잠도 못자니 불면증, 고혈압에 갑상선암, 자궁근종..., 도대체 몇가지야 응?]
[듣고 보니 진짜 많네.자궁근종이 너무 커서 하혈을 하는거래,하혈을 많이 하니 빈혈이 오는거고, 그래서 수술날짜 받아놨어. 그러면 하나는 줄어드나?]
[그러게. 그런데 친구야, 뭔가 이름은 많은데 그걸 하나로 줄이면 뭐가 될까? 바로 너, 희진이표 염증이야. 희진이염!!]
그리고 둘이서 공놀이를 했다.
작은 공을 벽에 던져 받는 공놀이를 한참동안 했다. 아직은 감각이 죽지는 않았는지 그 친구는 자신이 벽에 던져 튕겨 나오는 공을 잘 받았다.
[니가 던져 튕겨나오는 공을 잘 받네 응?]
[내가 뭐든지 쫌 잘하잖아 그치? ]
[그래, 너는 뭐든지 참 잘했어. 그러니까 병도 많이 생기지. 공을 다시 던져봐.이번에 공을 던질때는 니 신랑을 욕을 하면서 던져라.]
[ㅇㅅ이 나쁜 놈. 한대 맞아라(사실은 진짜 욕했음)]
[이번에는 니가 미운 사람들한테 욕을 하면서 공을 던져봐. 막 욕해도 돼. 여기는 듣는 사람 없으니까.]
그 친구는 한동안 공을 던지고 받으며 속이 시원하도록 욕을 했다. 오랫만에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아주 즐거워했다.
[야, 속이 다 후련하다. 뻥 뚫린 느낌이야. ]
[그래? 그런데 희진아, 니가 던진공에 그런 욕과 미움이 모두 들어있다고 생각해봐. 그 욕과 미움을 던졌는데 그 공을 누가 받았니? 니가 욕하고 미워한 사람들이 받았니? 니가 받았잖아]
[...., 그러네.]
[ 다 그렇지는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그 사람에게 드러난 질병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이력서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살고 안 살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에 의해 나타나는 질병이라는 거지.]
[음..., 그럴수도 있겠네.]
만병의 원인이라는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아 화를 내게되면 열이 밖으로 뻗쳐 나가면서 몸이 식는다.
체온을 1도만 올려도 면역력은 20%가 증강되고 건강해진다고 난리인데. 매일 스트레스를 받아 열이 밖으로 뻗쳐 나가버리니 몸은 식고 체온은 떨어지고, 어혈이 생기고, 독소가 쌓여, 기혈순환에 장애가 나타나고, 결국은 이런 저런 질병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몇일을 함께 생활하면서 함께 놀고 이야기하고, 공놀이도 하면서 그 친구는 아주 편하게 쉬었다, 고 한다. 밤에는 자현샘께 기치유를 받고 운동도 하고....,
기치유를 받고 나면 그렇게 차갑던 손과 발이 따뜻해진다고 좋아한다. 수족냉증은 물론 자궁근종의 경우도, 기혈순환이 막히면서 자궁이 냉해지고, 냉해진 자궁에 염증이 생기고 근종이 자라는 것인데. 원인을 내버려두고 밖으로 드러난 근종만 잘라내는 수술이 과연 치료일까?
이혼을 하고 나와 사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혼은 살아가는 동안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문제다. 본인의 선택이 있을 뿐. 지금해도 되고, 5년뒤에 해도 되고, 10년 뒤에 해도 되는 것이다.
중요한것은 나 자신이다.
나를 중심으로 놓고, 살아가면서 불편함을 넘어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그 때 해도 된다.
공놀이를 해보면 알 수 있듯이 내가 뱉어내는 분노와 슬픔과 절망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심신을 병들게 한다. 반대로 내가 사랑과 행복과 용서와 희망의 감정을 던지면 그 또한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나의 몸과 마음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한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헤아리고 열어간다는 것이 이론처럼 쉽지 않기에 올라가는 친구에게 그 조그만 공을 선물로 주었다.
집에가서 밤에 잠들기 전에 10분씩 벽에 공을 던져 받으면서 니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전화가 왔다.
자궁근종은 수술전 최종검사에서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는 결론을 내려 수술하지 않기로 했단다. 그리고 수족냉증도 사라졌는지 손발도 따뜻해서 좋다,고...,
기치유를 해주신 자현샘 너무 너무 고맙고 기치유가 정말 신기하다, 는 감탄사를 연신 쏟아냈다.
지금도 그 친구는 아주 잘살고 있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그리고 늘어만 가는 난치성질환의 치유는 생각을 바꾸고, 말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것, 감정의 찌꺼기를 남기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것은 난치성 질환을 겪는 사람들에게 기운을 차리게 하는 일, 기운을 통하게 하는일, 스스로 생명의 에너지인 전신의 기혈이 활활통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과정을 가장 빠르게 하는것이 기치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