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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로 묵과 봉이 김선달 ~~

작성자도행(道行)|작성시간22.01.07|조회수22 목록 댓글 0

♣ 도로 묵과 봉이 김선달 ♣

 

임진왜란때 일이었어요

1592년 4월30일 질풍노도(疾風怒濤)처럼 밀려오는 왜놈들을 피해

선조가 피접(避接)길에 올랐지요

궁궐을 떠나 북쪽으로 가는길은 더디었으며 어둑어둑 해질 무렵에야

임금행차는 가까스로 임진강가에 다다랐어요

 

그날따라 비는 쏫아지고 날씨는 쌀쌀하여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허기가 밀려 왔어요

그러나 갑작스런 피난길이라 임금님 수라(水剌)를 잘 챙겨오지 못해 걱정하고 있던차에

강가의 어느 착한 어부집에서 임금님께 정성스레 저녁밥상을 차려왔지요

꽁보리밥에 반찬은 생선이 전부 였어요

그러나 무척이나 시장했던 선조임금은 밥한 그릇을 생선 반찬에 허겁지겁 비웠지요

그리곤 어부에게 물었어요

 

“도대체 이렇게 맛있는 생선이름이 무엇인고?”

난생처음 임금앞에선 어부는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채 대답했어요

“예 ~ 이 생선이름은 ‘묵’이라 하옵니다”

“허허 묵이라 ~”

임금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말을 했어요

“그 이름은 이렇게 맛있는 생선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구나

 이렇게 맛있는 생선이름이 "묵" 이라니

 이제부터는 이 생선의 이름을 ‘은어(銀魚)’라고 불러라

 고기에서 은빛 광채가 도는것이 너무 맛있는 생선이라는 뜻이다"

라고 어명을 내렸어요

 

이후 개성을 거쳐 평양 그리고 신의주까지 험난한 피난길에 올랐다가

드디어 한양으로 돌아온 선조임금은 그때 그맛을 잊을수가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수라간 상궁에게 피난길에 먹어던 은어를 올리라 했어요

 

이윽고 은어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는데

너무 반가운 나머지 제일먼저 은어를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보던 선조임금이

젓가락을 ‘탁’ 하며 상위에 내려 놓고 말았어요

임진강가에서 먹었던 그 맛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평범한 생선이었지요

 

그래서 화가난 임금은 다시 명을 내렸어요

“짐이 생선맛이 하도좋아 ‘은어’라 부르게 했는데

 오늘 그 맛을 다시 보니 잘못된 것이었다

 앞으로 은어라 부르지 말고 예전대로 도로 "묵"이라 부르도록 하라“고 하였어요

이것이 오늘날 까지 전래되어

원래 "묵"이었던 생선이름이 "은어"가 되었다가 도로 "묵"으로 부르라는 어명이 있어

"도로 묵"이 되었다는 전설이 되었다 하네요

 

그리고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도 재미 있어요

어느날 장터에서 닭장을 갖다 놓고 닭들 팔고 있는 상인이 있었지요

이곳을 지나던 김선달이 유심히 닭장안을 살피다가 상인에게 물었어요

“저 장닭처럼 생긴것이 봉(봉황)이요?”

“아니지요 ~ 숫닭입니다”

김선달은 좀 모자라는 사람처럼 행세하며 또 물었어요

“정말 봉(鳳)이 아니란 말이요?”

“아 ~ 글쎄 닭이오 닭!! 장닭 모르시오? !!”

 

이렇게 봉이냐 묻고 닭이다 답하며 실강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상인 머리에 문득 이런 생각이 떠 올랐어요

‘닭보다야 봉이 비싸니 못 이기는척 봉으로 팔면 값을 비싸게 받겠구나’

‘좀 모자라는 사람처럼 보이니 속여도 별 문제가 없을꺼야’

이렇게 생각한 상인은 비싼값을 받고 닭을 봉으로 팔았지요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사실은 이것이 진짜 봉이라우 ~"

"허허 그래요? 그럼 내가 이 봉을 사겠소 ~"

하면서 닭값의 몇배를 더 주고 장닭을 샀어요

 

닭을 봉(鳳)으로 산 김선달은 분명히 닭인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장닭을 들고 고을 원님에게 찾아 갔지요

“사또 소인이 봉을 한 마리 선물로 구해 왔답니다 !!

 어서 이 비싼 봉을 푹 삶아 드시면 원기승천(元氣昇天) 회춘하실 것입니다"

라고 말을 했어요

이 말을 들은 고을 원님이 자세히 보니 분명 숫닭인데 봉이라 하니

“아니 이 닭이 어떻게 봉이란 말인가?” 하고 물었어요

그러자 시침이를 뚝 뗀 김선달은

“이건 분명 봉이 옵니다 ~ 소인이 거금을 들여 장터에서 샀으니까요” 하고 우기니

“이런 못된것이 있나 ~ 이게 닭이지 어찌 봉이란 말이냐!” 하며

참다못해 잔뜩 화가난 사또가 "고을원님 희롱죄"로 곤장을 치게 했어요

졸지에 곤장을 맞은 김선달은 사또에게 억을함을 호소하며

“소인은 분명 상인이 봉으로 팔고있어 거금을 들여 사왔다"고 재차 호소하자

원님은 아전을 시켜 장터에 있는 상인을 붙잡아 오게 했지요

 

확인한 결과 김선달의 말이 모두 사실인지라

닭을 봉으로 팔고 받은돈과 김선달이 볼기를 맞은 것에 대한 보상까지 더해

몇배에 이르는 돈을 김선달에게 물어주게 하였지요

닭을 봉이라고 팔았으니 상인은 할말이 없었어요

불과 몇시간만에 김선달은 꽤 많은 돈을 벌게 되었지요

 

이 일이 있은 후부터 김선달을 봉(鳳)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지요

닭을 봉(鳳)이라 우기고 또 닭을 봉(鳳)으로 샀으며 그 봉(鳳)으로 인해 돈을 벌었다 하여

"봉(鳳)이 김선달"이 되었다 하네요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해학과 유머가 있는 한 시대의 걸출한 귀재가 아닐수 없어요

 

오늘이 겨울 추위가 시작된다는 소한(小寒)이지요

도로 묵은 추울때 먹어야 제맛인데

좀 비싸긴 해도 한번쯤 별미를 느끼보심도 좋을듯 하네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 알이 가득한 도로묵 ...

▲ 도로묵 조림 ...

▲ 도로묵 구이...

 

▲ 문제의 그 장닭이지요...

▲ 화려한 색감과 불타는 효과가 인상적인 봉황 ...

▲ 작고 귀여운 펫인 얼음봉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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