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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옹기와 자기 ~~

작성자도행(道行)|작성시간22.01.17|조회수25 목록 댓글 0

◈ 옹기(甕器)와 자기(磁器) ◈

 

옛날에

어떤 옹기쟁이가 헐렁한 고쟁이를 입고

발로 열심히 문래를 돌리며 항아리를 만들고 있었어요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가르쳐준대로

항아리 위는 크고 아래는 작아지는 원통모양의 항아리였지요

 

근데

그날따라 이늠의 옹기쟁이 마누라 생각이 났어요

마누라의 몸매는 위는 작고 히프는 남산한 것이 풍만한 육체를 자랑하고 있었지요

요즘으로 말하면 아마도 완전 S라인모양 섹시한 몸매 였나봐요

밤이면 밤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육체의 향연을 벌이는 농익은 마누라였지요

 

어젯밤 실오라기 하나없이 홀딱벗고 초저녁 부터 덤벼들던 마누라를 생각하며

옹기를 만들다 보니

아뿔사 ~

보도 듣도 못하던

히프가 남산만한 배불뚝이 항아리를 만들고 말았어요

 

항아리를 만들때 물묻은 진흙의 촉감이

마치 마누라의 속깊은 촉감처럼 부드럽고 좋았나봐요

 

이리하여

자기자신도 모르게 만들고 나면

마누라 궁댕이 항아리요 또 어여쁜 응댕이 항아리 였지요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다 만든 항아리를 깨 부술수도 없고

난감(難堪)하고 또 난감했어요

에라 모르겠다

항아리는 항아리이니 배불뚝이면 어떻고 날씬하면 어떠랴 !!

그냥 가마에 넣고 불을 땟어요

 

몇일후 가마를 열어보니

이게 왠일인가???

매번 나오던 찌그러진 불량품이 하나도 없는거였어요

보통 3/1 정도가 찌그러지고 삐뚤어져 팔지도 못하고 깨버렸는데

항아리가 비록 배는 남산만 해도 아주 튼튼하니 불량품이 없었지요

이게 왠 일인고 ? 너무 너무 좋았어요

 

읍내 장터에 항아리를 잔뜩싣고 나갔지요

처음에는 "배불뚝이 항아리 사가시오!!" 하니까

사람들이 본체만체 했어요

그러자 “우리 마누라 이쁜 궁댕이 항아리 사가시오” 하니까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왔지요

“이게 어째 마누라 응댕이 항아리요?” 하고 물으면

“허허 우리마누라 궁댕이가 이렇게 생겼다우 ~ 궁둥이 하나 끝내주지 않소?”

하니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가며 야릇한 웃움을 지었어요

 

기분좋게 마누라 궁댕이 항아리를 비싸게 다 팔고

돌아오는 옹기쟁이 뛸 듯이 기뻤어요

머리에선 아름다운 마누라 궁댕이가 떠나질 않았지요

우리마누라 궁댕이가 이런 보물일 줄이야

오늘밤에도 그늠의 궁댕이 밤새 이뻐해 줘야지 .....ㅎㅎ

 

이렇게 해서 배불뚝이 항아리가 만들어 졌는데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니

원통 모양의 항아리는 햇빛을 받는 윗부분만 온도가 높아지는데

배불뚝이 항아리는 태양이 내리쬐는 열과 땅에서 올라오는 열을

골고루 받을수 있을뿐만 아니라 항아리 안이 둥근 원 모양이라

열 순환도 원통형에 비해 탁월하다는것이 밝혀졌어요

그래서 배불뚝이 항아리는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수 있으며

따라서 내부온도가 일정하여 벌레나 유해한 곰팡이를 막아주고

음식을 맛깔스럽게 발효시켜 주는 최고의 항아리가 되었다 하네요

 

흙으로 구워만든 그릇을 우리는 자기나 도기 또는 옹기로 구분하는데

자기(磁器)와 도기(陶器)의 차이점은

자기(磁器)는 섭씨 1200-1400도에 유약을 발라 구은 그릇이지요

도기(陶器)는 섭씨700-800도에서 구운 것으로 표면이 매끈한

유약을 바르지 않은 그릇이라 하는군요

 

질그릇은 도기라 하여 진흙(옹기흙)을 가마에 구운 그릇을 말함이고

질그릇에 유약을 입혀 반짝 반짝 빛나게 하면 옹기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쓰고있는 보통의 빛나는 항아리는 옹기(甕器)라 해야 맞다 하지요

 

그리고 자기(磁器)는 질그릇이 아닌 특별한 것인데

우선은 높은온도에 견딜수 있는 흙을 찾아야 하며

다음으로는 불순물을 제거해야 하고

철분 함양과 유약두께를 잘 살핀다음

가마 안 온도와 공기량을 꼼꼼히 조절할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인데

고려청자나 이조백자처럼 섭씨 1200도 이상 높은 온도에서 구워만든 자기는

당시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만 만들수 있는 특별한 기술의 그릇이었다 하지요

 

이처럼 우리 조상님들은

온도를 조절할수 있는 탁월한 기술과 역량이 있었기에

제철(製鐵)에도 탁월하여 금속활자는 물론 오늘의 세계적은 제철왕국이 되었는지도 몰라요

또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줄 알기에 천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석굴암과 석빙고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이 현존 할수 있는지도 모르구요

아무튼

열은 현세에도 아주 특별히 필요한 것이니

옛부터 열을 다룰줄 아는 민족이 부강한 나라 탁월한 민족이라 했어요

열은 남녀간에 있어서도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히 달구고 아름답게 지속해야만

만리장성의 합궁이 이루어 진다 했지요

 

그러므로 마누라의 응댕이는 소중한 것이니

늘 보살피며 아끼고 녹슬지 않도록 늘 애용해야만 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 *-

 

▲ 어여뿐 마누라 응댕이 ...

▲ 옛날 원통형 항아리 ...

▲ 마누라 응댕이 닮은 현재의 항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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