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노호첩(痴奴護妾)
(어리석은 노비로 첩을 호위케하다)
한 선비가 아주 어여쁜 첩을 두었다.
어느날 첩이 잠시 고향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남녀간 음사를 모르는 종을 호행토록 해야지'
라고 생각한 선비는 여러 종을 모아 놓고 물었다.
"너희들 가운데 옥문(玉門)이 어디있는지
아는자가 있느냐?"
그러자 여러 종들은 웃을 뿐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데 한 엉큼한 종이 어리석은체하며 대답했다.
"그것은 바로 양미간(두 눈썹)에 있습니다"
선비는 매우 기뻐하며 그 종이
첩을 호행(護行)토록 했다.
첩과 종은 길을 떠나 큰
개울을 건너게 되었다.
첩은 종에게 젖은 말안장을 풀도록하고
잠깐 쉬었는데,
그동안 종은 개울에서 벌거벗고
미역을 감고 있었다.
문득 그 종을 보던 첩은 종의 양물(陽物)이
너무 크고 굵음에 반해서
"네 다리 사이에 있는 고기막대기가 무엇이냐?"
하고 물었다.
"날 때부터 혹뿌리 같은게 돋아 나더니
이렇게 커졌습니다."
"그러냐?!"
"예"
"나 역시 날 때부터 다리 사이에
작은 옴폭이 있더니 점점 커져서
지금은 깊은 구멍이 되었다.
얘야, 그러니 네 뾰족한 것을
내 구멍에 넣으면 즐겁지 않겠느냐."
그들은 드디어 간통을 하게 되었다.
한 편 종놈을 딸려 보내 놓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뒤를 따르던 선비는
종이 첩과함께 숲속에 가리어운우(雲雨)의 정이
바야흐로 무르익을 새, 분기가 탱천하여
크게 고함치며 상을 내려오면서 가로되,
"방금 어떤 짓을 했느냐?"
라고 종놈에게 물었다.
종놈은 즉시 주머니에서 송곳과 노끈을 꺼내
무엇인가 꿰매는 시늉을 하다가 울면서 아룄다.
"낭자께서 저 끊어진 다리를 건너지 못하시기에
소인이 아씨의 옥체를 받들어 살펴보니
한 곳이라도 상한바(상처난 곳)가 없엇고
"그래서?" 오직 낭자의 배꼽 아래
두어치 되는 곳에 한치쯤 되는 찢어져 있었는데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그곳이 풍독(風毒)이라도 입으시면 어쩌나 겁이 나서
지금 그것을 노끈으로 깁고 꿰매려 하는 중입니다요."
그 말을 들은 선비는 기꺼이 여기며,
진실한지고......
"네 어리석음이야말로 진실하구나!
그 구멍에는 천생의 구멍이어늘
절대로 함부로 손대지 말라."
하고 일러주었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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