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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작성자보리밭길|작성시간19.02.10|조회수84 목록 댓글 3

꽃 자주저고리에 겨자색치마 그리고 치마리폼


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치마 - 문정희 / 팬티 - 임보

남근석♥여근석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공유] 땡땡이 치마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치마를 붙잡고 있느라고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커트] 여자 롱치마, 롱드레스 코디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궁금하여

남자들은 평생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스커트(치마) 도안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족보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쓴다


봄 치마 미리 둘러보며 산뜻 발랄한 봄쳐녀 대비하기!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여자들이 감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른다


레이스치마코디 샤랄라~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꿈꾸는 조개들이 살고 있는 바다


◆[지하철치마속]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허무한 동굴?


분홍치마

놀라운 것은

그 힘은 벗었을 때 더욱 눈부시다는 것이다


에프엑스 엠버, 처음으로 치마입었다.


그렇구나.

여자들의 치마 속에 감춰진

대리석 기둥의 그 은밀한 신전.


여름 주름치마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들처럼

그 주변을 맴돌며 한평생 참배의 기회를 엿본다


우리의 성(性) 신앙 - 남근석 여근석 탐방기


여자들이 가꾸는 풍요한 갯벌의 궁전,

그 남성 금지구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가 붙들리면

 
롱치마는 여름에도 많이 입어요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천 번의 경배를 해야만 한다


치마와 팬티


그러나, 그런 곤욕이 무슨 소용이리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마릴린먼로 치마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때가 되면 밤마다 깃발을 세우고 순교를 꿈꾼다
남근석 여근석


그러나, 여자들이여. 상상해 보라

닫힌 신전의 문은 얼마나 적막한가!


치마 / 문정희, 팬티 / 임보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를

남자들이 지녔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지하철치마속]


그 소중한 열쇠를 혹 잃어버릴까 봐

단단히 감싸고 있는 저 탱탱한 남자들의 팬티를!


치마 정전기 없애는법 없을까?


문정희의「치마」를 읽다가

본명 강홍기(姜洪基) 문정희(詩人)


모셔온 글

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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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소피아 | 작성시간 19.02.10 감사합니다
  • 작성자도행(道行) | 작성시간 19.02.10 감사합니다
  • 작성자신나 | 작성시간 19.02.1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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