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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아 비켜서 너만 혼자 가거라

작성자보리밭길|작성시간19.03.03|조회수49 목록 댓글 0



세월아 비켜서 너만 혼자 가거라



아름다운 일생처럼 살고 싶으니

아까운 청춘은 되돌려 놓고

세월아 너만 혼자만 비켜 가거라.



나이가 들수록 빨간 고추의
아름다운 일생처럼 살고 싶으니


아까운 청춘은 되돌려 놓고

세월아 너만 혼자만 비켜가거라

 

 

늙을수록 더 빨갛게 빛을 내며

 생을 마감하며 땅에 떨어질 때


 뒷모습까지 아름다운

 적색의 단풍으로 살고 싶으니

 

꿈많던 젊음을 되돌려 놓고

 열두 달 달력아 너 혼자 넘겨라

 

 

고목이 될수록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홍매화처럼 살아가는 나이니

 

꽃피던 시절은 멈추게 하고

낙엽 지는 시절아 너만 가거라




오래 묵은

향나무의 향기가 더 진하듯


나이 들어도 인생의 향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니

 

 아름다운 추억은 멈추게 하고

 시곗바늘아 너만 혼자 돌거라

 

 

수없이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길섶에 흔해빠진 민들레처럼


수난을 겪으며 살아온 인생이니

 사랑할 때 행복은 멈추어 살고 

이별할 때 아픔아 너만 혼자 가거라

 



아직은 비 오는 날엔
빨간 우산을 쓰고 빨간 구두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나이니


즐거웠던 순간은 멈추게 하고
불행했던 순간아 너만 혼자 가거라




 세월아 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이제 늙으니 따라가기도 힘이 드는구나 


나는 좀 쉬엄쉬엄 쉬어 갈 터이니
나만 두고 너만 가거라.



미워할 수도 뿌리칠 수도 없는 세월아!
한평생 너 따라 숨 가쁘게 달려오며 


미운 정 고운 정 뒤섞인 너와 나는
이젠 나만 두고 너만 가거라.




나 이 모습 이대로 살아온 세상 뒤돌아보며
너털웃음 깔깔대며 여기 머물러 


오래오래 살고 싶구나!
이젠 나를 두고 너만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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