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아내를 빌려준다
신문을 보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는 현재 돈을 받고
아내를 빌려주는 ‘아내
임대사업’이 성황을 누리고 있다는
이색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순간 무슨 내용인가 하는 호기심
반 놀라움 반으로
기사를 읽어내려 가는 중에
가치관과 삶을 지속해야 하는
현실 사이를 오고가는 생각이 교차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카스트라는 엄격한
신분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인도에서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생활상의 문제와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극심한 성비의 불균형 등으로,
배우자가 없는 부자나 상위
카스트들에게 돈을 받고 일정기간
아내를 빌려주는 사례가
정부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가운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내용이었는데.
순간 문화적인 차이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럴 수 있는 일인가’에서부터
아무리 급박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생각으로는.
그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있을 수도 있는데 .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나?’ 또는
그들은.
그런 의식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나?.
아니면 그 정도로 삶이 궁핍했기 때문에 생존해야 한다는
가치가 그것을 의식적으로 망각하게
하는 것인지?’ 에까지
그로 인해 실제로 고통을 겪고
있을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는 쉽지 않았다
종국에는 사람들에도 여러 부류가
있듯이 그들 가운데에서도
죽음보다 더한 현실을 체험하며
인내해가고 있을 당사자들에
대한 생각에 이르게 되었을
때에는,
그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리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 기사에서는 매달 8천 루피(약
18만원)를 받고 아내를 빌려주고
있는 한 농부의 구체적인 사례까지 언급하고 있기도 했다
아내를 빌리려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것을 중개하는 브로커들이
‘임대되는 아내들’보다 오히려 더욱 많은 월 평균 20만
루피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는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로커들의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이 남성 개인의 소유물과 같이 인식되고
있는
인도의 강한 남아선호사상은
여성을 4계급 중 최하층인 수드라와
동일시
하여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억압하고 있고,
여성이 결혼할
때에는
부담하기 힘든 정도의 많은 지참금을 지녀야 하는 등의
사회적 모순과 빈곤이 현재와 같은 비상식적인
일을
초래하고 있다고 이 기사는 전하고 있었다.
이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대부분 한 자녀를 두고
있는
중국에서는 매년 150만 명의 여성이 자살을 시도하여
이 중 15만 명이 생명을 잃고
있어
중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성자살률 보다
여성자살률이
높은 국가인 것으로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했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는 여성이 4분 당 한 명 꼴로 자살을
시도하고
40분 당 한 명이 자살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농촌이 도시 보다 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 또한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남성 중심의 전통적
가치관이
그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농촌의 여성들은 경제적 이유와 고립된 환경 속에서 불안한
삶을
탈피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의사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대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외로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결혼적령기에 이르지 않은 어린 여자아이를
돈을 받고 팔아넘기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신부를 돈으로
사는
일이 아주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다.
인도에서는 남녀 성비가 심한
경우에는
남아 1천 명 당 여아 500~600 정도에 이르고 있고,
중국에서는 여아 100명 당 남아 117명이
태어나고
있어 2020년에는 4천만 명 이상의 남자가
배우자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 맞고 사는 남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긴 생머리의 자연스러운
미를 선택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반면에
미용실에서
염색하고
머리카락을 정성스럽게 손질하기도 하며 성형에 신경 쓰는
여성과의 역할이 뒤바뀌는 듯 한 남성들이 증가해가고
있는
우리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와
중국
여성들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먼 나라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태어난 아들들에 대해 포경수술을 시킬 것인가에
대한 결정권을 여성들에게는
눈에 쌍심지를 돋게 하고 가냘프지만 매서운 힘을 가진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미완성 된 사회의 이야기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물론 이들 두 나라와는 반대로 일처 다부제를
형성하며
여성이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모계사회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는 나라들도 아직 있다.
티베트에서는 한 여성이 여러 남편들을 거느리고
상속권도 딸이 갖는 부족들이 있다 한다.
이들은 야크를 사육하는 등의 힘든 일은 남자가
하고
대부분의 가사는 남녀 공동으로 하면서
가정의 중요결정권은 여자가 행사하여 재산도
여자가 대물림 하고 있다.
이들 사회의 일처다부제에 있어
남편들은
형제인 것이 대부분으로 드물게는 부자간인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는데,
부자간에 부인을
공유하는
경우에는 아버지가 홀아비가 되었을 때에 한한다고
하지만 인도의 경우에서처럼 삶의 환경과 방식이
다른
우리들이 납득하기에는 분명 쉽지 않은 현상들일 뿐이다.
대부분의 이색 풍속이 오랜 과거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그 민족 특유의 생활환경에서 비롯되어진 것이라 생각해 볼 때,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의 그 모습은 그것이 잘못인가를
생각하기 힘들게 하는 생존해야 한다는 최고의 가치관과
물질만능의 이기심, 그리고 불합리한 사회제도가 병합되어
만들어
내고 있는 삶의 한 단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든 모두 다 잘 살지는 못해도 극히
어려운
삶이 생겨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 가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들의 책무일 것이라는
마음을 갖게 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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