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어디다 어떻게 그리지? 그냥 그리지 말자. 자화상을 그리며 스쳤던 생각이다. 나는 귀 대신 길을, 배 두 척을 그렸는데 선생님들의 눈에는 그것들이 귀로 다기왔나 보다. 그 사실이 신기하고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나는 잘 듣고 있을까. 무슨 목소리를 듣고 있을까. 내 무의식의 소리와 의식의 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몸 상태일까. 지혜가 거리에서 외치는 소리를 듣고 싶다.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다 해도 듣고 싶다. 나와 함께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 것처럼 듣고 싶다. 나를 향하지도 않은 말들이 나에게 다가와 위로가 될 때 그것은 위로를 넘어 지혜가 된다. 살아있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 이야기를 오늘도 실컷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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