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동 돌비석 증언
권준희
오천 개 돌비석이 일제히 고동친다
반세기 전, 밀림의 포성에 섞인 황토 속 절규
이곳 동작동 차가운 비문 아래 흐른다
백마 선봉에서 청룡의 기개를 북돋던
호랑이 박 소대장, 자네의 사자후가 들리는가
부산항 떠나며 외친 자유의 소명은
퀴논 광야의 하얀 연기로 피어올랐다
장렬히 산화한 넋, 태극기에 덮혀 돌아오고
"맥주 한 박스" 기약하던 뜨거운 목소리는
야자수 대신 묘역의 별빛으로 반짝인다
나 여기 동작동 비석 앞에 증언하노니
보릿고개 끊어내고 자유민주 일궈낸 건
사선을 넘나든 32만 노병의 피땀이었음을
그날의 기록이 오늘,
산증인의 눈물이 되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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