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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1

작성자권준희|작성시간26.06.20|조회수5 목록 댓글 0

 

소나기1

                     권준희

 

밤새 철모 위로 소나기 포탄이 퍼붓고

핏대를 세운 조명탄이 어둠을 찢을 때,

우리는 눈먼 칼날이 되어 진흙탕을 굴렀다

 

새벽이 오자, 거짓말처럼 뚝 그쳤다.

아침 햇살이 내려앉은 낯선 사선(死線)

부서진 총신과 주인 잃은 수통뿐

 

어둠을 세차게 흔들던 김 병장도

바짝 마른 들판 위에 먼지처럼 누워

다시는 깨지 않을 고요를 마신다

 

가늘게 새어 나오는 숨소리

눈꺼풀은 납덩이처럼 무겁고

잠은 밀물처럼 온몸을 덮친다

 

지친 영혼이 간신히 기어간 곳은

축축한 풀잎 내음 배어 있는

폭풍도 벼락도 없는 고향 집 앞마당

 

소나기 걷힌 마루를 베개삼아

시원한 그늘 속으로 천천히 스며든다

 

<1966년 두코작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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