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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스크랩] 행복에 대한 저항시​ / 손택수

작성자필킴|작성시간26.06.11|조회수22 목록 댓글 0

■ 서울매일신문  2026년 5월 29일 금요일자

 

유진의 가 있는 풍

 

 

 

 

행복에 대한 저항시

손택수

 

 

연금을 계산하고 노후를 설계하고 새로 나온 보험을 좇아다니다가

봄날이 다지나갔다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고 차 한대를 갖고

여행상품을 검색하는 동안

 

명품을 간파하는 눈이 생겼는데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고

배신 타령을 한다

와인맛 커피맛을 아는 혀

좋은 브랜드 옷의 감촉은 좋아하면서도

정작 네 살갖에는 무덤덤

 

행복해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주말이면 쇼핑과 외식으로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다

여행을 가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더라 법석을 떨면서

폭식하듯 사진을 찍는다

 

뼈 빠지게 사노라 살지 못했는가

죽는 것은 습관이 아닌데 사는 것은 습관이 되어서

 

행복이여어쩌다 나는 행복에 대한 저항시를 쓴다.

행복을 위해서도 저항시를 위해서도 이건 참 서글픈 일이다

 

 

 ♦ ㅡㅡㅡㅡㅡ 행복이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행복은 절로 얻어지는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자신이 행복의 열쇠를 가졌음에도 정작 그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행복해겠다

생각 때문이다주말이면 쇼핑과 외식으로 파김치가 되고여행사진을 모으고명품과 와인커피맛을

운운하면서 늘 행복을 쫒아간다.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고 차 한대를 갖고 여행상품을 검색하는 동안에도 행복인 줄 모른다는 것은 행복

해져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인은 행복을 위해서도저항시를 위해서도행복에 대한 저항시를 쓰는 자신도 참 서글픈 일이라고 한다

행복은 외부의 조건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에게 있다는 말이다.

사람은 왜 꼭 행복해져야 된다는 생각을 할까꽃향기를 맡을 수 있고포옹할 수 있고비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이 있고슬플 때 울고 기쁠 때 웃고노래할 수도 있고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할 줄도 아는......

모든 일들이 인간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닌가.

                                                                                                                  ㅡ 유진 시인 (첼리스트선린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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