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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용어 바로잡기

예수의 죽음에 대한 바른말 쓰기

작성자정신개혁|작성시간06.11.15|조회수563 목록 댓글 0
 

예수의 죽음에 대한 바른 말 쓰기 (2004.11.29)


세상의 종교 가운데서 신앙의 대상 또는 교조(敎祖)의 죽음이 절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유일의 종교는 기독교이다.  기독교는 바로 예수의 십자가의 대속(代贖)의 죽음이 복음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예수의 죽음에 대하여 존대법이 있는 우리말에서 그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일어나고 그것은 바로 성경과 찬송가, 그리고 사도신경에서도 실제적인 문제로 대두된다.  여기서는 우리말 사도신경의 본문을 예로 들어본다.

 

필자가 1987년 사도신경에 대하여 논문, 방송강의, 저서 등을 통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는 말을 썼을 때 한 독자로부터 “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로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은 바가 있어 그 다음에 저서의 개정판을 내었을 때 그 점에 대해서 특별히 다룬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여기에 요약한다. 우리가 말을 하는 데는 완곡어버(婉曲語法)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듣는 이에 따라서 싫은 말을 피하고 듣기 좋은 말로 대신해서 쓰는 일종의 언어 미화법(美化法)으로서 대체로 네 가지 경우를 들 수 있다.  첫째는 더러운 것을 피하는 것(예컨대 ‘변소’를 ‘화장실’로 표현하는 것), 둘째는 수치감을 피하는 것(예컨대 여성의 육체적인 치부를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 셋째는 신분의 비천함을 피하는 것(예컨대 ‘식모’ 대신 ‘가정부’로, ‘청소부’ 대신 ‘환경원’), 넷째로는 모든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죽음에 대한 말을 다른 말로 대신하는 경우이다.

 

먼저 ‘죽음’에 대하여 우리말의 완곡어법을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1) 일반적인 것으로는 別世, 作故, 他界, 逝去(서거), 永眠, 殞命(운명), 絶命, 絶息, 終命, 卒去, 卒逝(졸서), 卒, 귀족의 죽음에 대해서는 薨去(훙거), 薨逝(훙서), 왕의 죽음에 대해서는 昇遐(승하), 崩御(붕어), 賓天(빈천), 上賓, 登遐(등하), 禮陟(예척), 龍馭(용어) 등이 있고, 불교용어로서는 入寂(입적), 入滅(입멸), 入定, 涅槃(열반) 등이 있고, 천주교에서는 善終(선종)을 쓰고, 개신교에서는 召天(소천)을 쓰기도 한다.  순 우리말로는 ‘세상 떠나다’ ‘숨지다’ ‘숨을 거두다’ 그리고 존대어로는 ‘돌아가시다’를 쓴다.

 

그러면 예수에 대해서는 왜 ‘돌아가시다’를 쓰지 않고 ‘죽으시다’를 쓰는가?  거기에는 신학적인 이유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그 말할 수 없는 고난을 완곡어법을 씀으로써 희석(稀釋)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씀으로써 그 고통과 혐오하는 죽음의 실체를 그대로 실감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실제적인 사례는 영어의 경우를 들어 보아도 알 수 있다.  영어에는 본래 존대법이 없지만 예외적으로는 있는 것이 죽음에 완곡어법을 쓰는 것인데, 그것은 부모나 스승 등의 죽음에 대해서는 died 를  안 쓰고 passed away (우리말로 ‘돌아가시다’) 를 쓴다.  그러나 목사들이 설교를 할 때에 예수에 대해서는 Jesus passed away 라 하지 않고 Jesus died 라고 하는 것이다.

 

예수의 죽음은 자연사(自然死)가 아니라 불법적이나마 십자가형으로 죽임을 당하신 것이요, 그 고통은 다른 어떤 죽음에도 비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수치스러운 것(humiliation)이었고, 그럼으로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이여,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기까지 하신 것이다.  그리고 ‘죽다’라는 말에는 존대법을 써서 ‘죽으시다’로 나타내었다.  예수의 죽음에는 이상과 같은 신학적인 이유로 ‘돌아가시다’로 쓰지 않고 ‘죽으시다’로 쓰는 것이 옳으며, 따라서 우리말 사도신경에서 처음부터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고 쓴 것은 바르게 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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