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성경 구약에서 ‘여호와’를 쓰는 것은 합당한가?
‘여호와’라는 우리말은 발음상으로는 영어 ‘Jehovah’에 유래하는 것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고유명사이다. 이 말의 어원은 히브리어 ‘YHWH’(소위 神名四文字; Tetragrammaton)로서 창2:4에서 처음 나타나며, 성경 전체로는 6,823회 나타난다(보통명사인 ‘엘로힘; 하나님’은 2,550회). 그 본래의 발음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정설이 없으며, ‘야웨’ 또는 ‘야훼’로 추상하기도 한다. 그 발음을 알 수 없게 된 이유는 히브리인들의 전통으로는 존귀하신 하나님의 성호를 인간의 입으로 부를 수 없다는 것이요, 그래서 오랫동안 부르지 않음으로써 그 본래의 발음을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그러한 전통은 한국인이 어른의 이름을 쓸 수는 있어도 부를 수 없는 것과 흡사하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히브리어 네 자음에 ‘아도나이’(‘주’라는 말)의 모음을 결합시켜 ‘여호와’라 읽게 되고, 칠십인 역본에서는 ‘아도나이’로만 불리었다. 이 특별한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히브리어 동사 ‘haya’에 유래한다고 보거니와, 그 뜻은 출 3:14에서 볼 수 있듯이 ‘스스로 존재하는 자’ 또는 ‘존재케 하는 자’로서 하나님의 자존성(自存性)과 지고성(至高性)을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유대인들이 하나님의 이 고유명사를 부르지 않게 된 것은 그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망녕되게 부르지 말라는 제3계명을 범하지 않게끔 BC 300년 경 이후로 지켜온 것이었다.
유대인들의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경건한 신앙은 그들이 성경의 원본을 사본으로 베껴 쓰는 데도 잘 나타나 보인다. 사본의 필사자들은 사본을 베껴 써 나가다가 하나님의 고유명사 네 글자를 베껴 쓸 때는 그 때마다 손을 씻고 기록을 하였다. ‘하나님’(엘로힘/Elohim)이란 보통명사를 쓸 때는 그냥 베껴 써 나갔지만 하나님의 이름인 ‘여호와’를 베껴 쓸 때는 마치 기도하고 절을 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하였던 것이었다.
이러한 유대인의 전통과 제3계명의 해석에 따라 이 이름에 대한 성경의 번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게 되어, 1611년의 King James Version 으로부터 거의 모든 성경이 ‘여호와’를 직역하지 아니하고, ‘아도나이’(主)로 대신한 것을 영어의 ‘Lord’, 독일어의 ‘Heer’, 프랑스어의 L’eternal 등 주요한 번역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 1901년의 American Standard Version 이 ‘Jehovah’ 로 번역하여 그 영향을 받은 중국어 일본어 우리말 성경이 각각 ‘耶和華’ ‘エホバ’ ‘여호와’ 등으로 번역하였으나 중국어 성경과 일본어 성경은 오래 전에 ‘主’ 로 대신하였다. 우리말 성경은 개역(1938년)과 그 개정판(1998년)까지도 영어 성경(ASV)을 비롯하여 중국어(한문)와 일본어 성경의 영향으로 ‘여호와’를 썼으나, 근년의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표준새번역(1993년)에서는 ‘주’로 번역하였다. 그러나 공동번역에서는 1977년의 초판에서는 ‘야웨’로, 1999년 개정판에서는 ‘야훼’로 하였고, 가톨릭교회의 ‘성서’(2005년)에는 ‘주님’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여호와’(영어: Jehovah/Yahweh/Jahweh 등)를 ‘주’로 대신하는데 있어 영어 문자로 그 표기를 하는 데도 두 가지 방법으로 달리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컨대, 일반적으로는 ‘Lord’로 표기를 하나, 그것과는 달리, 다른 경우에는 전혀 볼 수 없는 특별한 표기방법을 쓴 성경도 있는데 그것은 “The New English Bible”(1961년)과 “The New Revised Standard Version”에서는 ‘LORD’ 로 쓰고 있는 것이다. ‘LORD’는 ‘Lord'와도 다르고, ‘LORD’와도 다른 표기법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최대의 경외심과 존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즉 모든 글자를 대문자로 쓰되 그 중에서 또 머릿글자는 글자 자체를 크게 쓰는 것이다. 우리는 이 특별한, 하나님의 이름을 번역하는데 있어 경건한 유대인의 신앙전통과 최고의 계명인 십 계명 중의 제3계명의 정신과 전통을 고려한다면 오늘날의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신성지고(神聖至高)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