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병을 일으키는 인연(因緣)
대성인은 병이 생기는 인연(因緣)에 대해 다른 편지에서 『마하지관(摩訶止觀)』의 말을 인용하시어 「일(一)에는 사대(四大)가 불순(不順)하므로 병이 듦, 이(二)에는 음식이 부절(不節)하므로 병이 듦, 삼(三)에는 좌선이 부조(不調)하므로 병듦, 사(四)에는 귀(鬼)가 득편(得便)함, 오(五)에는 마(魔)의 소위(所爲), 육(六)에는 업이 일어나므로 병듦」(신편어서 p.911)라 나타내시고 있습니다.
이를 해설하면 다음 여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인간의 몸은 삼라만상 모든 물질과 동일하게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로 구성되어 있다. 그 사대가 불순을 일으킨다.
② 과식이나 과음 등 불규칙한 생활에 의한다.
③ 수면 부족이나 정신적 불안에 의한다.
④ 「귀(鬼)」는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세균 등도 포함된다고 생각된다.
⑤ 장마(障魔)의 작용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병을 앓아 그 스트레스가 육체의 부조(不調)를 일으킨다.
⑥ 과거세의 숙업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육체와 정신적인 면에서 부자유를 느낀다거나 갑자기 난치병에 걸린다.
①에서 ④까지의 인연으로 생긴 병은 평소 건강 관리와 의사의 치료로 비교적 손쉽게 나을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장마(障魔)의 작용은 물론이거니와 숙업에 의한 업병은 쉽게 극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 생명에 깊이 뿌리내린 숙명이 초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량품』 일념삼천의(一念三千義)의 개설(開說)은 모든 생명에는 지옥계에서 불계까지의 십계의 생명이 혼연일체가 되어 갖춰진다고 하는 생명의 본질을 설한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선·악 두 가지 연과 접촉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내재하는 각각의 생명과 맞닥뜨려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