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수라계(修羅界) : 아첨하고 비뚤어진 투쟁(鬪爭)의 세계
수라(修羅)란 범어의 asura를 음사한 '아수라(阿修羅)의 약칭이다. 고대인도에서는 항상 전투를 좋아하고, '인도라신(神)'과 싸우며 혹은 해나 달과 싸우는 귀신 이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는 '수라의 거리' 라든가 '수라상' 등으로 쓰여 지고 있지만 이것도 불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불법의 십계론(十界論)상으로 '수라계'란 어떠한 생명의 경계를 말하는 것일까? 日蓮大聖人은 '여래멸후오오백세시관심본존초'에 '첨곡(諂曲) 함은 수라(修羅)' (어서647) 라고 밝혀 놓으셨다. 아첨하고 비뚤어진 마음을 뜻하며 혹은 '수라투쟁' 이라고 말하듯이 교만 방자하고 뽐내며 사납게 날뛰는 투쟁(싸움)의 생명상태이며 증상만(增上慢)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을 경멸하고 자기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마음, 이것이 수라계 생명의 본성인 것이다. 이러한 생명은 표면적으로는 예의를 잘 알고 신사인척, 혹은 숙녀인 척하고 있으나 그것은 저급한 선심을 일으킬 뿐이며 그와 같은 행동의 내면에서는 승타의 마음이 소용돌이치고 만심에 지배된 상태라고 하는 것이 수라의 생명의 경계인 것이다.
이와 같이 '승타의 마음'에 지배되고 우월감을 맛보고 싶다는 것도 실은 자기 자신의 내부에 잠재하고 있는 열등감의 나타남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와 같이 비뚤어진 자아(自我)를 알지 못하고 허세를 부리는 것, 그것이 바로 수라계의 경계이다. 이것을 삼악도와 비교하면 이른바 생존욕(生存慾)등의 본능적 욕망의 경애는 초월하고 있으며 이기적인 자아의식이 싹트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