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 장터에서 너무 놀라운 가격에 나온 66 재즈 베이스를 보고
예약하고 저녁에 직접 찾아 갔었습니다. 이제야 오리지날을 내 품에...이러면서
갔었는데 막상 연주해보니...내가 쓰는 64 커스텀보다 뭐 그다지.......
가격은 너무 좋고 악기도 훌륭한데...마지막 순간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사운드 특성이 고정되어 있어서 우리 음악엔 안 맞군.
돈이 넘치면 하나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리피니쉬 제대로 하고 부품도 좀 갈아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었지만...역시 이걸로만 연주하기에는 무리가...
포기했죠. 그런데 커스텀 샵 악기들이 진짜로 오리지날보다 낫기도 하군요.
이참에 매스터 빌드 커스텀 주문을 해볼까도 생각했습니다. 한 700 든다는데...
내 마음에 딱맞는 사양으로 주문할 수 있다고 하니깐....흠....어서 돈 벌어야 할텐데요.
어제 노병기군과 얘기하면서 내쉬 기타에 대한 대화를 한참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체를 모를 듯한 악기인데...헤비 레릭으로 줄 곳 악기를 제작하는 것도 그렇고
펜더나 깁슨 등의 빈티지 브랜드를 복각하는 듯한 사업 방식도 특이하고...여전히
주문 제작에 공방식 수작업도 그렇고...하여튼...그리고 집에 돌아 와서 내쉬 홈페이지를 유심히 보니깐
이런 숨은 이야기가 있군요. 저도 악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말들입니다. 요약하면
빌 내쉬는 각종 비난과 험담에도 불구하고 자기 철학을 지키는 군요. 그 철학이란
레오 펜더가 1964년 자기가 설립한 회사에서 쫒겨나면서(이건 좀 더 추적이 필요할 듯)
소위 우리가 기억하는 일렉트릭 악기사의 위대한 악기들은 공장 생산의 제품으로 전락했군요.
그러다보니 우리가 Pre-CBS라고 하는 빈티지 모델을 찾게 되고...이미 공장식 하청업체로 전락한
펜더사는 싸구려 목재에 값싼 노동력을 찾아 일본과 멕시코에 공장을 짖고, 각종 M&A에 생산 증대에
혈안이 되다보니 정작 제대로 된 악기가 아니라 소비품만을 만드는 신세가 됩니다. 아무리 1970년대
악기가 좋다고 해도 레오 펜더가 설립해서 수작업을 한 조금은 엉성한(사실 초기 모델들은 좀 엉성합니다)
오리지날 악기들의 전설적인 음색을 재현할 수는 없었죠. 빌 내쉬는 그게 안타까와서 진정한 오리지날 사운드 재현을
시도한 거랍니다. 자기 말로는...그래서 올드 펜더 중에서도 완성도가 좋은 남아 있는 악기들 면밀히
연구하고, 자기 독창적인 레릭 기법(이 기술은 정말 이 사람의 특허라고 할 수 있죠-이유는 새 악기보다
헤비/미디움 레릭이 된 악기가 과학적으로 입증 안 되는 사운드 차이가 있다는 생각-저도 동감!)
을 구사하여 완벽한 빈티지 복각=새로운 악기의 주문생산을 시도한거랍니다.
그러니까 내쉬 기타는 단순한 빈티지 복각이라기 보다는 빈티지 사운드를 가장 잘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악기 제작 방식이라고 봐야 합니다. 목재도 음색에 따라 선별하고, 제작도 손수 꼼꼼히 해서 주문자가 원하는
펜더/깁슨 사운드를 낼 수 있게 만든답니다. 거기에 이제는 공장식 생산방식에 의해 사라진 slab board 넥 방식이나
더블 니트로셀루로즈 락카 피니쉬 등을 기본 방식으로 채택했다고 합니다. 흠...읽고 나니 이건 좀 도덕적인 접근이군요.
요즘 펜더도 커스텀 샵 레릭에서 시작해서 MBS 급의 오리지날 복각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2001년 이 일을 시작한 내쉬가 좀 앞선건가요? 내쉬의 생각엔 지금까지 악기 다운 악기를 만드는 회사는
Don Grosch, Suhr, Anderson, Callahan와 같은 곳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아무튼 내쉬 악기 궁금해지기는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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