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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스몰토크)

작성자복영칠 요한|작성시간26.06.19|조회수26 목록 댓글 0

레지오와 마음 읽기

 

신경숙 데레사 독서치료전문가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대부분이 공감하는 이 말은 20세기 인권 운동가 엘리 위젤이 1999년 백악관 행사(빌 클린턴 재직)에서 ‘무관심의 위험’이라는 연설 중 한 말이다. 그녀는 15살 때 가족과 함께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되었다가 홀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평생을 작가와 교수로 평화와 인권을 위해 살았고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무관심은 사랑뿐 아니라 아름다움이나 삶과도 반대라고 했다. 즉 무관심은 도덕적 중립이 아니고 가해를 방조하는 상태이며, 나아가 상대 존재 자체를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내가 마주하는 상대에게 적대감이 없다는 표시를 넘어, 친근함과 관심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스몰토크(small talk)가 있다. 일상에서 나누는 가벼운 대화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끌어내어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주로 날씨나 취미, 기분 등으로 무겁지 않은 주제를 이용하여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경계심을 낮추어 주어 점진적으로 상대와의 친밀감을 높여준다. 
물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협업에서 갈등을 줄여주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간과할 수 없다. 가벼운 대화인 만큼 피상적인 관계로만 머물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시간 낭비로 여겨지거나 특히 내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의미 없는 대화의 반복으로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또한 나라와 문화에 따라서는 친근함이 아닌 사생활 침해로 여겨질 수 있으니 상황과 대상에게 맞게, 소위 눈치 있게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상대에게 친근함과 관심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 ‘스몰토크’
가벼운 주제로 시작하라, 열린 질문을 하라, 긍정적인 반응과 공감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흥미를 유발하라, 개인적 경험을 붙여라 등 스몰토크를 잘하는 방법은 효과적인 대화법과 맞닿아 있다. ‘그저 한마디 건넸을 뿐인데’(부제; 모든 인간관계가 수월해지는 스몰토크의 힘, 임철웅)에는 4가지 방법이 공식처럼 제시되어 있다. 
첫째, 상대에게 내가 먼저 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라. 이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보상 심리를 염두에 둔 것이다. 즉 “주말 어떻게 보내셨어요?”보다는 “이번 주말에 태풍이 온다는 예보가 있어 여행 취소하고 집에서 종일 예능만 봤는데 날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씨는 주말 잘 보내셨어요?”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받은 정보를 잘 기억하기 위한 것으로, 상대가 준 정보를 쪼개라는 것이다. “지난여름에 미국에 다녀왔어. 원래 계획에는 없었는데 언니가 국제결혼을 하게 되어서 가족들과 미국에 잠깐 갔었지.”라고 했다면, 이를 ‘지난여름/미국/언니 결혼/가족여행/국제결혼’과 같은 단어로 기억하거나, ‘여행(지난여름/가족/미국)’ ‘결혼(지난여름/언니/미국)’으로 그룹 지어 기억하는 방법 등이다. 
셋째는 상대의 관심사를 찾는 방법으로, 질문에 대한 대답 중 ‘질문과 가장 거리가 먼 정보’를 찾는 것이다. 주말에 어디 다녀오셨냐는 질문에 “그냥 집에만 있었어요. 게임만 주야장천 하다가 예능 프로그램 하나 보고 잤어요”라고 했다면, 그 사람의 주(主) 관심사는 예능일 확률이 높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넷째, 뻔한 말도 특별하게 만들어라. 이는 현재의 대화 주제에 상대에 대한 기존 정보나 나의 정보를 연결하는 것이다. 주말에 어디 다녀오셨냐는 질문에 “응, 아들이 기숙사에서 나와 같이 골프를 치고 왔네”라고 했다면, “아드님 졸업식 다녀오신 게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같이 골프를 치는군요.”(기존 정보와 연결) 혹은 “저는 아직도 골프를 배우는 중인데, 아드님은 대단하네요.”(나와 연결)라고 하는 것 등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떤 단체든 안정적으로 존속하기 어렵다며 상대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스몰토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내성적 성향이 강한 50대의 B형제는 여러 이유로 이혼하고 힘들어지자 직장 동료의 권유로 개신교 교회를 나갔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대해 주는 신도들을 통해 따뜻한 하느님을 만나 안정감을 얻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삼 년 만에 갑자기 천주교로 개종하였다. 이유는 신도들이 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생활에 너무 깊이 관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대화의 재료로 삼는 등 여러 가지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천주교 영세 이후 대부님을 따라 레지오 단원이 되었고 지금은 단원 생활과 활동으로 조금씩 관계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고 한다. 
“대부님과 매주 만나 대화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일상의 변화 등 사소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끝은 신앙 대화여서인지 늘 제 마음이 편안합니다. 상담도 대부님의 권유로 시작했고, 이를 통해 제가 어릴 때부터 바쁜 부모님 밑에서 외롭게 자라 남들의 반응에 지나치게 민감했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는 듯한 느낌으로 관계가 어려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저는 가벼운 대화도 어색하고 그냥 대화도 평가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대부님을 비롯한 단원들의 인정과 격려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며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말 한마디에 겸손과 사랑, 성실함이 깃들어 있어야
‘레지오 활동의 본질은 친밀한 관계를 이루는 것’(교본 434쪽)이기에 ‘친교가 없는 활동은 그 성과가 알맹이가 없거나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교본 443쪽) 이를 위해 레지오에서는 꾸준하고도 직접적인 접촉을 통하여 모든 활동을 신중하고 침착하게 수행하기를 권한다. ‘믿음은 오로지 자신을 친절하게 대해 주는 사람으로부터만 전해 받’(교본 474쪽)기 때문이다. 이에 활동 대상자들과의 만남에서 적절한 스몰토크는 관계의 출발점에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들과의 만남이 스몰토크 수준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레지오는 교회의 그리스도 왕국 건설 협력에 그 목적을 두고 있어, 전교는 우리의 중요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히려 만남이 길어지고 깊어질수록 상대를 감화시킬 수 있도록 좋은 인품을 갖추어야 한다. 뉴먼 추기경의 ‘좋은 인품은 우리를 감화시키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녹이며, 상냥한 모습은 우리를 가라앉히고, 실천적인 행동은 우리도 함께 따라나서게 만든다’(교본 371쪽)라는 말에 힘을 얻으면서 말이다. 그리하면 치릴로 성인의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시는 분은 바로 성모님’(교본 490쪽)이라는 선언처럼 성모님의 군사인 우리에게 승리는 보장되어 있다. 활동 대상자들의 변화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말 한마디 한마디에 겸손과 사랑, 그리고 성실함이 깃들어 있어야’(교본 474쪽) 한다. 나아가 내 언행의 기준이 ‘복음 안의 사랑’이 되도록 하여, 그 사랑이 모든 것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

‘한 영혼을 끌어올리려면 다른 또 하나의 아름다운 영혼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영신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이다.’(교본 4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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