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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산은 어디인가?

작성자섬김|작성시간14.12.01|조회수54 목록 댓글 0

 

        시내산은 어디인가       2014-11-30



 
        


최근 구약학의 대가인 프랭크 크로스(F. M. Cross)가 시내산이 아라비아 반도 북서쪽에
위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쉬운 것은 논문을 통해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허셀 쉥크와의 대담 - Biblical Archaeology Review 40,2 (2014) - 에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가 제시한 근거는 기껏 모세와 미디안 족과의 연관성 정도에 그치고 있다.
북서 셈어의 대가인 그가 비평학의 눈으로 성서를 분석하고 이스라엘 종교의 기원과 성격을
분석함에 있어선 탁월할 진 몰라도, 그는 시내산의 위치와 관련된 성경의 지리적 측면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시내산이 아라비아 반도에 있다는 주장들이 불거지게 된 배경은 1967-82년에 행해진
시내 반도의 출애굽 관련 고고학 발굴의 결과물이 전무하다는 데에 있다.
이는 마자르(B. Mazar)를 비롯한 일부 고고학자들과 성서학자들이 출애굽을 신화로 돌리는
계기가 되는 한편, 일부는 출애굽의 루트(route)를 잘못 잡았고 따라서 시내산 또한 시내반도에
있는 무사산이 아니라 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산 - 예컨대, 라오즈산 등 - 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기폭제가 되었다.

 
출애굽은 신화(myth)이며, 출애굽과 관련된 모든 사건과 기록은 픽션(fiction)인가?
신화가 아니라면 시내산이 위치한 곳은 아라비아 반도인가?
 

단연코 둘 다 아니다. 출애굽은 사실이며, 시내 산을 아라비아 반도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내산이 아라비아 반도에 있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 성경을 완전히 조작하지 않는 한
시내산은 결코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할 수 없다. 성경 자체가 증거하는 지리적인 증거에 따르면,
시내산의 위치에 관한 여러 주장 중에 가장 가능성이 낮은 주장, 아니 가능성이 전혀 없는 주장이
아라비아 반도 위치설이다.
 

시내산의 아라비아 반도 위치설을 주장하는 자들은 한결같이 자기 주장에 파묻혀 명백한
성서지리적 증거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억지 해석에 기울고 있다.
 

한국에서 론 와이어트(Ron Wyatt)의 자료와 자신의 탐사를 바탕으로 '떨기나무'를 저술한
김승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는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간 '수르 광야'가
미디안 광야, 오늘날의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성경적 근거로
민 25:15을 제시한다: "죽임을 당한 미디안 여인의 이름은 고스비이니 수르의 딸이라 수르는
미디안 백성의 한 조상의 가문의 딸이었더라." 김승학은 수르가 미디안 백성의 한 조상의 가문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수르를 미디안 광야와 연결시키고 있다. 그는 "아라비아 홍해변에 수르라는
족장이 이 땅을 소유하고 있어서 그 지역을 수르 광야라 하며 그는 미디안 사람이었고, 미디안은
아라비아 반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의 책, 404쪽).
 

그런데 문제는 민 25:15의 '수르'와 출 15:22의 '수르'의 히브리어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전자의 경우 우리말 'ㅅ'에 대한 히브리어 표기가 '짜데'(?)인데 비해, 후자의 경우는 '쉰' (?)이다.
즉 전자의 '수르'는 히브리어로 '쭈르'(???)인데 비해, 후자의 '수르'는 '슈르'(???)이다.
양자는 전연 다른 명사임에도 불구하고 김승학은 양자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넌 후에 들어간 '수르 광야'의 '수르'는 민 25:15과 전연 관계가 없다. 
 

김승학은 성서고고학이 태동하기 약 1800년 전의 인물인 요세푸스를 성서고고학의 대가라고
추켜 세우는데 요세푸스가 성서고고학적인 측면에서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는 사실을
김승학만 모르는 것 같다. 그러니 소 암각화를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서 숭배한 소 제의의
증거라고 우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는 고고학적으로 동서사회 어디서든지 목축과 농경사회에서
공히 풍요를 상징하는 동물로 나타난다.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 자락에서 금 송아지 숭배한 결과
3천명이 죽임을 당했다(출 32:28). 그렇다면 혹시라도 소 상을 바위에 새기는 자가 있었다면 즉각
세에게 보고되었을 것이고, 즉시 처형을 당했을 것이며 새긴 소 상은 흔적도 없이 지워졌을 것이다.
김승학이 성경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출 32:28에 근거하여 왜 이런 생각은 못하나.


이번 시내산 학술 세미나에 초청받아 어이없는 김승학의 주장 - 그가 그린 출애굽의 여정 지도는
어린애가 제멋대로 그린 장난 수준이다. 자신의 감이 오는 데로 선을 그어 놓았다 - 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시내산이 아라비아 반도에 있다고 보는 주장들이 한결같이 근거 없음을 성서지리적인
관점에서 살펴 보고자 한다. 참고로 시내산의 위치를 아라비아 반도에서 찾는 학자 중에서
제대로 된 논문을 쓴 학자는 바르-데로마(H. Bar-Deroma)이다. 시내산의 아라비아 위치설을
따르고 싶다면, 그가 히브리어와 영어로 쓴 글 중에서 H. Bar-Deroma, “Kadesh-Barne’a," Palestine Exploration Quarterly 96, no. 2 (1964): 101–34을 참고하기 바란다. 
 

12.4 학술세미나에 앞서 필자의 논문을 미리 읽어보기 원하시면 메일로 신청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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