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지어다 할렐루야"(시편 150편 6절)
장로들이 교단 구분없이 성가단을 조직하고 연주회를 통해 세상의 변두리로 밀려난 소외계층을 도우면서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하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0년 창단된 한울장로성가단(단장:김영수)은 매주 수요일 아침 6시 20분 서울 양재동 한우리교회에 모여 기도회를 열고 2시간 가량 화음을 맞춘다. '주를 찬양하며 새벽을 깨우는' 성가단은 예장통합 총회를 비롯해 예장합동, 기장, 감리교, 성결교 등 교단을 초월해 70여 명의 장로들이 활동하고 있다.
단장은 현재 8대로 김영수 장로(발산동교회ㆍ테너2)가 맡고 있다. 성가단의 초대단장은 전 대통령 이명박 장로가 맡아 창단부터 화제가 됐었다.
단장 김영수 장로는 "창단부터 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우리의 일생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신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 ▲ 한울장로성가단 제15회 정기연주회 모습. |
한울장로성가단이 창단하며 다짐한 목표는 3가지였다. △교파를 초월하여 한 목소리로 구원의 기쁨을 찬양하며 복음을 전파한다 △올바른 예배음악의 보급에 앞장선다 △교회의 연합과 친교, 구제와 봉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섬김을 실천한다 등이다.
창단 목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여타 교계 성가단과 차별화된 점으로, 구제와 섬김의 실천을 성가단의 중요한 존립 목적으로 삼고 있다.
성가단은 매년 정기연주회를 열어 그동안 60개 기관과 교회를 지원해왔다. 매년 재활원, 노인복지기관, 사회복지기관, 미자립교회, 선교원 등 5곳을 정해 각 100만원 정도를 후원하며 따뜻한 희망을 불어넣었다.
기관 후원금은 단원들이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십시일반 헌금해 마련하고 있다. 회비는 1인 월 2만원으로, 단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별도의 찬조금을 쾌척하고 있다.
정기연주회 장소는 호화로운 곳은 피하고 있다. 회계 이용국 장로(무학교회ㆍ테너1)는 "정기연주회를 보통 교회에서 하고 있다"며 "장소 섭외비용을 아껴 그만큼 소외계층을 돕는데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 최고령이 테너2를 맡고 있는 88세 박춘섭 장로(우리교회ㆍ테너2)다.
교계 성가단이라 아마추어 정도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단원들 모두가 교회에서 오랜 기간 성가대원이나 지휘자로 활동한 성가 베테랑들이며, 교회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연주회 초청이 들어올 정도로 수준높은 실력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겸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문가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 단원들 중에는 피아니스트, 음악해설사, 지휘자, 악기연주자 출신 등 전문음악인들이 많다. 또 사업가는 물론 육해공 장성 출신 5명 포함된 것이 이색적이다.
성가단에 참여하기 원하는 장로는 오디션을 거쳐야 한다. 이후 4주 간 일종의 인턴과정을 거친 후에 정식 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만큼 단원들의 소속감과 자부심이 강하다. | | | ▲ 한울장로성가단은 2년에 한번 해외에서도 연주회를 열어 현지선교를 후원하고 있다. 사진은 필리핀에서 진행된 빈민촌 사역. <사진제공=한울장로성가단> |
성가단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15회의 정기연주회와 68회의 기관 및 교회초청 순회연주회, 격년제로 시행되는 전국장로성가단 찬양제 3회 출연, 4회의 해외선교연주회를 개최했다.
초청 연주회에 가면 10곡 정도를 소화해낸다. 단원들은 한결같이 연주회에 가면 "노래 부르는 우리들이 은혜를 받는다"면서 "그러면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해져 함께 은혜를 나누게 된다"고 느끼고 있다.
단장 김영수 장로는 "찬양은 곡조가 있는 기도라고 생각한다"면서 "가사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부르면 기도가 되면서 은혜도 된다. 단원들 모두가 찬양만 생각하면 가슴에 뜨거움이 전해진다는 얘기를 종종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장로는 "찬양하는 우리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은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영성 넘치는 찬양을 하도록 단원들과 연습은 물론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이 모두가 하나님께만 영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에 한 번 진행되는 해외연주회를 통해서도 현지에 선교기금을 기탁해왔다. 지난해 열린 필리핀 연주회에서는 신학교 발전을 위해 500만원을 전달하고 현지인 식사대접 사역을 펼쳤다.
러시아 이르쿠츠홀에서 열린 연주회에서는 특별한 간증이 있다. 첫 찬양을 하고 바로 정전이 됐는데, 단원들이 당황하지 않고 암흑상황에서 몇 곡을 더 불러 현지언론이 대서특필 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홍보부장 오성건 장로(송정교회ㆍ베이스2)는 "1977년 타임지 커버스토리에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의 기사가 나왔다. 당시 타임지는 '그가 첼로 앞에 앉으면 신들이 미소짓고 그의 첼로소리를 들으면 신들이 운다'는 표현을 했다"며 "한울장로성가단이 이런 성가단이 되기를 바란다. 영혼을 울리는 찬양단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