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
남성의 상징으로 불리는 신이 아폴론이다, 그는 태양, 음악, 시 또한 질병과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하프와 활과 화살, 또는 월계수 가지를 들고 있을 때가 많다. 그의 젊은 패기의 모습 때문인지 그림과 조각의 테마 단골로 등장한다.
로마 바티칸 박물관의 화살을 쏜 후의 아폴론
로마 알템스 박물관의 하프 타는 아폴론
아폴론의 모친은 거인족의 딸 레토였다. 대단한 미인이었으므로 제우스가 가만 놔둘리 없었다. 아이를 잉태하였는데 제우스 아내 헤라가 노발대발하여 전국에 사신을 보내어 산실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엄명하였다.
레토가 울며불며 전국을 헤매다 에게해의 델로스 작은 섬에서 간신히 쌍둥이를 낳았다. 그 하나는 달과 사냥의 여신 다이아나이며 또 다른 하나가 바로 아폴론이었다.
아폴론은 하프를 잘 타고 음악과 시에 뛰어났으며 미남인데다 독신 청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아름다운 여성을 짝사랑하다가 거절당하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이로 아폴론은 청춘 고뇌의 상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아폴론의 실연담 중에서도 그림과 조각으로 가장 잘 등장하는 이야기는 다프네에 대한 짝사랑이다.
이 이야기는 아폴론과 에로스의 대화부터 시작된다. 에로스는 아프로디테 즉 비너스의 아들로 애정과 사랑을 다스렸다. 그의 황금의 화살에 맞은 자는 당장 애욕에 몸을 불사르게 되고 그의 납의 화살에 맞은 자는 상대방을 끝까지 싫어하게 되었다. 에로스는 로마 신화에 구피트이며 영어론 큐피트이다.
어느 날 활의 명수인 아폴론이 꼬마 에로스가 활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는 가소로이 여겨 말 하였다.
“이봐, 꼬마야, 활은 어른 용사가 들고 다니는 물건이야, 너 같은 어린애의 장난감이 아니란 말이야”
며칠 후 에로스는 숨어 있다가 황금의 화살을 아폴론의 가슴에 쏘았고 동시에 다프네의 가슴엔 납 화살을 쏘았다.
순식간에 아폴론은 가슴에 사랑의 불길이 타올라 다프네에게 다가가 사랑 고백을 하려 하지만 그녀는 아폴론을 몹시 싫어하게 된다. 아무리 구슬러보지만 말을 듣지 않자 아폴론은 그만 이성을 잃고 힘으로 그 뜻을 이루려 다프네를 쫓는다.
그녀는 아버지인 강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아난다. 그러나 남자의 뜀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붙잡힐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이 외침에 다프네 아버지 강의 신은 그녀의 소원을 들어 주었다.
아폴론의 손이 그녀의 몸에 닿는 순간 그녀 몸의 부드러운 살결이 딱딱한 나무 껍질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가냘픈 두 손에선 푸른 나뭇 잎에 돋아나고 순식간에 그녀는 아름다운 가지와 잎을 가진 한 그루의 나무로 변해 버렸다.
사람들은 이 나무를 다프네라 불렀는데 이 나무가 월계수이다.
아폴론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다프네 나무를 끌어안고 애원했으나 바람에 잎만 흔들릴 뿐이었다. 이에 아폴론은 절규하였다.
“아아! 이것이 무슨 꼴이란 말인가! 사랑스런 다프네여! 앞으로는 경기 우승자나 시의 수상자의 머리에 너의 아름다운 가지로 장식하여 그 영예를 드높여 주리라.”
고대에는 아폴론의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에서 4년마다 경기가 개최되었는데 운동 경기외 시작과 음악도 있었다. 그 때부터 우승자에게는 월계수 가지를 동그랗게 엮은 관이 씌워졌는데 이로 월계관과 계관시인이란 말이 생겨났다.
로마 보르게제 박물관의 아폴론과 다프네
많은 예술 작품의 테마로 손꼽히는 것은 “니오베의 딸들”이다.
니오베라는 여자는 잘 생긴 자녀들이 많은 것을 자랑하며 아폴론의 모친 레토를 모욕하였다. 이에 원한을 품은 레토는 자식인 아폴론과 다이아나를 부추겨 원한을 갚게 하였다.
화살의 명수였던 둘은 니오베의 아름다운 아들과 딸들을 향하 화살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쏘아버렸다. 자식의 숫자에 대해서 이설이 많은데 호머의 서사시엔 12명 다른 곳엔 20명으로 되어있다. 14명설도 있다.
자식의 미모를 자랑하던 꼴불견 부인이 전염병의 신 아폴론의 저주로 자식 중 하나가 병이 나더니 온 가족이 병이나 모두 죽고 말았다.
젊은 처녀들이 화살을 맞고 온갖 고통과 괴로움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은 군상 조각가들의 좋은 소재로 구미를 당겨 주기에 충분하였다.
로마 마씨모 국립 박물관의 등에 화살을 맞고 고통스러워 하는 니오베의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