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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작품

여승(女僧) / 백석

작성자靑野|작성시간10.04.07|조회수153 목록 댓글 0

 

도라지

                        <사진출처: 자연박물관 / woon님 제공>

 

 

 

 

         여승(女僧)

 

                   백 석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늬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山)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山)절의 마당귀에 여인(女人)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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