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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찬 / 詩세계

작성자靑野|작성시간08.05.09|조회수758 목록 댓글 0

황금찬(黃錦燦) 詩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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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6년 기독문협세미나, 제주 / 황금찬선생, 오른편은 金石林시인>

 

 1. 서 문

 

황금찬 시인은 1918년 강원도 양양군 도천면 논산리에서 출생하였다. 1951년 시동인 『청포도』 를 결성해 활동했으며, 1953년 《문예》와 《현대문학》을 통해 정식 등단했다. 그는 기독교적 신앙과 인간적인 사랑의 서정을 겸비하는 화해(和解)의 시인이다. 다시 말하면 그의 시는 생각이나 느낌이 대립적 차질을 빚거나 꺼끄러운 소격감을 주는 갈등의 구조로 된 것이 아니고 진솔하고 온유한 포용력으로 감싸는 화해의 구조로 되어 있다.

 

먼저 기독적 신앙의 시는 기독교 정신을 작품으로 구현하는데는 여러가지 길이 있을 수 있다. 기독교 정신의 삼대 속성이라고 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실천하는데 따르는 방법상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선악의 대결이나 자기 희생과 같은 행위적 요소와 사랑과 봉사와 같은 정의적 요소의 차이점이다. 전자는 신앙의 장애적 존재가 되는 모든 죄악을 제거해야 하는 당위적 필연성 때문에 저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수반하게 되고 이 갈등에서 빚어지는 긴장감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후자는 기독교적 윤리나 가치관을 실천하는 데 따르는 선악의 상대적 개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방적인 믿음과 소망을 간구하는 독신적 행위만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화합과 화해의 부드러운 정조가 지배적으로 작용한다. 이 후자의 세계가 바로 황금찬 시인의 신앙시의 세계이다. 그의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박하고 진솔한 감정과 맑고 투명한 신앙적 고백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시적 관념이나 이미지의 성격은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해서 그의 시는 사랑과 순결의 투명성을 특징으로 한다.

 

 

2, 기독교적 시의 서정성

 

    촛불을 켜면

    그 촛불 한 자리 만한

    크기의 어두움은

    조용히 물러가고

    그 어두움이 물러간 자리엔

    광명이 찬다

    그 음성이 내 마음에 오면

     

    --「그의 음성」에서

 

하느님의 음성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촛불을 켜고 삶의 모든 어두움의 그림자를 제거하면서 신앙의 눈을 밝게 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것을 인식하는 데 시의 사명이 있다고 한다면 신에 대한 인식과 사랑은 기독교 시의 최고의 모랄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한 걸음 다가가면

    그도 내게로 한 걸음 다가오고

    내가 뒤로 물러서면

    그도 그만큼 물러간다

     

    사랑은 저만큼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그 마음 안에 있는

    비취빛

    물이랑이다.

     

    --「사랑을 위하여」에서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 사이의 마찰이나 갈등이 전혀 없이 신과 인간이 사랑으로 화합되는 것을 보여준다. 흔히 종교시에서 보는 두사랑 사이의 거리나 엇갈림에서 오는 비극적 긴장미가 없이 화해와 성취의 즐거움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시적 관념 속에는 저항적 요소도 내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도 강한 외향적인 발산을 풍겨주는 횃불의 이미지를 구사하는 것이 아니고 조용히 자기 희생을 감수하는 촛불의 이미지를 즐겨 활용한다.

 

작품 「촛불」은 '연약한 저항'과 '조용한 희생'을 찬탄하면서도 '한정된 시간을/불태워 가도/ 슬퍼하지 않고/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춤추는 촛불'을 노래함으로서 저항이나 희생의 의미를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와같은 온유한 발상은 기독교 정신을 구현하는데 강한 호소력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는 달리 기독교 정신의 효과적인 형상화의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서정적 소재를 매체로 한 서사화되고 극화된 표현 형식이다. 원래 시는 마음의 상태를 극화한 것이며 이때 극적이란 것은 반추상적인 의미론적 기능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 시인의 경우는 서사적 진행을 수반하는 적극적인 의미의 드라마틱한 성격을 띤다는 뜻이 된다.

 

    밤 예배가 끝나면 다 돌아간

    빈 교회에 소녀가 앉아서

    기도를 드린다.

     

    <중략>

     

    소녀는 향불이다

    향불이다

    향목이 타듯이 타고 있다.

     

    소녀의 기도는 파란 빛깔

    모두 잠들어 자는 이 밤에

    소녀는 기도를 드린고 있다.

     

    --「소녀의 기도」에서

 

종교적 이미지의 비유를 통한 미적 이미지가 신선한 조화를 이룬데는 소녀를 주체로 한 극적인 리얼리티가 주는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 「별의 꿈」과 「잠자는 미녀」는 여기에도 동화의 형식을 곁들여서 다감한 정취를 더해 준다. 황금찬 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지금까지 보아온 종교적 인식에 근거한 사랑과 화합의 내용과 달리 낭만적 서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날의 나그네」를 보면 그는 영원한 자유의 인(人)이며 정(情)의 인(人)이란 것이 분명히 밝혀진다.

 

    여행은 승리도 패배도 아니고

    고향 강물 위에 뜬 꽃 잎 같은 것

    이름 모를 목로 주점에 앉아

    듣고 있는 아리랑도

    회색 깃발에 휘날리고 있다.

     

    갈 곳은 정하지 않은 채 떠나야지

    이정에 구애받지 말아야 하고

    나그네엔 하늘 같은 자유

    그 자유를 누리기 위하여

    나는 어느 날

    나그네가 된다.

 

미지의 세계를 추구하는 부단한 자유의 정신은 작품「꿈과 같이」에서도 갈매기를 매체로 해서 환상적으로 그려 보이고 있다. 이와같은 자유의 정신은 상상적 경험의 공간을 확대시켜 준다. 낭만주의 시인에겐 시는 윤리보다 즐거운 정관(靜觀)으로 생각된다. 세상의 숨은 미를 가리고 있는 베일을 제거하는 신선한 힘이 된다. 따라서 청신한 감각적 표상을 추구하는 이미지즘의 한 측면을 구비하게 된다.

'눈은 촛불을 켜고/밤새 내렸다'는 대목이나 '새벽달이/밤에 핀 눈꽃 위에서 /옷을 갈아 입는다'는 표현은 투명한 시각 이미지의 참신성을 보여준다. 「찔레꽃 옆에서」는 회고적 환상 속에 시각적 영상이 비유적 상관물의 이미지와 오우버 랩 형태로 선명히 부각되는 일면을 보여준다.

 

    어느 왕조가

    기울어지던 날

    안개가 자꾸 구름이 되던 곳에

    찔레꽃이 한 아름 또한 한아름

    베틀에 앉아서

    북을 던지는 누님의 모습으로

    피어 올랐다.

 

이러한 시각적 영상 외에 청각 이미지의 등장도 가끔 볼 수 있다. '종이 우는데/ 또 한해가 말없이 기우는/이 절정에/소리없는 비파를 치며/눈이 내리는가/12월 그 의미는 종말이 아니거니 지연을 날려라, 푸른 하늘에/그리고 종을 울려라'(「종이 우는데」에서)

 

이 예시에서 보면 종소리의 이미지는 종교적 구원의 의미를 수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순수한 서정적 차원에서 감각적 기능으로 음미될 수도 있다. 시를 영혼의 음악으로 생각하고 생동하는 음악성을 추구하는 것 역시 낭만주의 시인의 기호적 성향이라고 한다면 비유에 의한 청각 이미지의 발생과는 달리 음악적인 소재의 직접적인 등장으로 음악적 정조를 노출시키는 사례도 있다.

 

이것은 그의 낭만적인 정취의 한 측면을 보는 셈이 된다. 드브르와 쇼팡의 작품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으로 이러한 사실은 실증된다.

시각적 영상만이 아닌 시각과 청각의 공감각적 표상의 실례도 여러 작품에서 읽을 수 있다. 앞의「찔레꽃 옆에서」는 '창포 같은 머리단은/해금 소리를 내며/저승의 강물이 되어/흘러가고 있네'라 했고 「그의 음성」에서는 '그의 편지는 글자로 쓰지 않는다/음석을 정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부각된 음성을 듣는다/ 그 음성에서 지란이나/무등산 수박 냄새가 난다.'고 하여 감각적 서정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낭만주의와 고전주의를 양측으로 하여 세계문학사의 변증법적인 주기의 반복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낭만주의의 속성이 시인의 원천적인 자질의 중요한 일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낭만주의의 부활은 과거형태의 답습을 탈피하는 데 진정한 의미가 있다면 황금찬 시인의 경우와 같이 종교적 인식과 인간적 사랑에 접목된 새로운 낭만주의의 탄생은 청신한 감각을 불러 일으키리라 본다.

 

3. 마침 말

 

시의 종교적 휴머니즘과 리리시즘의 조화는 현대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줄 잠재적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하겠다. 사랑과 평화 자유와 아름다움이 압축된 단순미와 소박미의 시세계가 혹 복잡한 구조적 분석 치중하는 현대시학의 시각에 다소 소흘히 잡히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만년 동안(童顔)의 이 노시인은 여전히 조용한 음성으로 믿음과 사랑의 시를 꾸준히 쓸 것이다.

 

1946경부터 1978년까지 강릉사범학교 졸업 후 줄곧 서울인창고, 동성고 등에서 33년동안 교직에 있었다. 그 후에도 노시인은 20여년동안 해변시인학교를 개설하여 교장으로 활동하여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아름다운 시심을 키워주는데 몸소 실천을 하였으며 우리 국민들의 정서함양에 기여 하였다.

주요시집으로 《행복을 파는 가게》, 《옛날과 물푸레나무》 등 30여권과 수필집으로 《행복과 불행 사이》 등 15권의 작품을 냈다.

 

4. 주요 시(詩)

 

사랑을 찾아/ 다시 드리는 기도/ 난초/잠자는 미녀/ 당신의 형상/ 파도를 타는새/ 부활의 노래/ 소녀의 기도/ 눈 꽃/ 하늘 악기/산다는 것은/촛불/마음에 불을 밝혀 숲속의 대장간/성탄절의 눈/저물어가는 달에/별의 꿈/고향에서/찔레꽃 옆에서 여인에게/들국화/꿈과 같이/ 밤에 쓴시/ 아침바다/봄이오는 대지

 

5. 발행 시집

 

1965 「현장」(청강출판사)

1969 「오월의 나무」(한림출판사)

1971 「분수와 나비」(문원사)

1973 「분수와 나비」(종로서적)

1975 「산새」(조광출판사)

1977 「구름과 바위」(선경출판사)

1979 장시집 「한강」(종로서적)

1980 「한복을 입을 때」(종로서적)

1982 황금찬, 이성교, 유안진 3인 시집「영혼은 잠들지 않고」(영산출판사)

1983 연작시집 「나비제」(백록출판사), 「별이 있는 밤」(양림사)

「언덕 위에 작은 집」(서문당)

1984 시 산문집「기다림도 아픔도 이제는」(맥밀란)

1985 「조국의 흙 한 줌과 아름다운 주검」(맥밀란)

1986 「고독과 허무와 사랑과」(혜진출판사)

1987 「지구에 비극적 종말은 오지 않는다」(미래문화사)

1989 「사랑교실」(오상출판사)

1990 「보석의 노래」(정학사)

1991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잊지 못하는 것은」(종로서적)

1992 「물새와 꿈과 젊은 잉크로 쓴 편지」(혜화당)

2인시집 「하늘에 걸린 정원」(혜화당)

1993 「겨울꽃」(시마을사)

1994 「구름은 비에 젖지 않는다」(종로서적)

1996 「오르페우스의 편지」(청학사), 「별을 찾아서」(시마을사)

1997 「행복을 파는 가게」(답게출판사)

1998 「옛날과 물푸레나무」(모아드림)

1999 「아름다운 아침의 노래」(토우)

2000 「물방울 속에 우주가 있다」(오감도)

2001 「우주는 내 마음에 있다」(모아드림)

2003 「호수와 시인」(들꽃사)

2004 「조가비 속에서 자라는 나무들」(모아드림)

 

6. 산문집

 

1965 「실용문작법」(탐구당)

1975 「고독이 남긴 그림자」(탐구당)

1977 「모르는 여인의 편지」(선경출판사)

1979 「원고지에 그리는 고향」(청학사)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지인사)

1981 「그래도 별은 빛나고 있다」(홍익재),

1983 시론집「정신으로 승리한 문학」(민족문화사) ,「창가에 꽃잎이 지고」(양림사)

1986 「사랑과 주검을 바라보며」(자유문학사)

「영원의 뜨락에 내리는 비」(나무사)

「들국화」(자유문학사)

1987 「목련꽃 한 잎을 너에게」(문학세계사)

「이름 모를 들꽃을 향기로」(기린원)

1988 수필집「그 밤엔 바람이 불고 있었다」(신원문화사)

1990 「너와 마주한 사람과 삶 이야기」(답게출판사)

1992 시감상집「산호꽃밭에 이 시대의 여인을 초대하려네」(스포츠서울)

1993 「행복과 불행 사이」(혜화당), 「예술가의 삶」(혜화당)

「기다림은 늘 황홀하다」(훈민정음)

1999 「나의 서투른 인생론」(모아드림)

2000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저편」(신지식사)

2004 「나는 어느 호수의 어족인가

<들꽃마을 / 이중묵>

 

 

 

 

시인 황금찬(黃錦燦)선생 약력 소개 

 

1918년 강원도 속초 출생.

1953년 <문예>지와 <현대문학>지 시 추천.

시문학상, 월탄문학상, 대한민국문화상 수상.

시집 <현장>외 다수.

시론집 <정신으로 승리한 문학> 외.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장역임.

 

 

 

황금찬 선생 작품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 2005 기독문협세미나 / 황금찬선생, 왼편 金石林시인>

 

 

 

감사절

황 금 찬

 

주신 것은

바칠 수 있게 하시고

받지 못한 것은

받을 수 있게 하여 주시고

그리하여 받은 감사와

받을 수 있는 감사를

함께 드리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미 받은 것에 대한 감사보다

앞으로 받을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더 절실하게

드리는 사람이 되고자 원합니다.

 

산과 들과 하늘과 바다에

저렇듯이 익어가는

영혼의 교훈 앞에

지금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당신 앞에 감사를 드리는

그 기쁨밖에 또 뭐가 있겠습니까?

 

사람 외에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는

생명체가 또 있을까

아마 사람밖엔

감사드릴 수 있는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내가 하느님께

감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하느님께 감사할 수 있는

생명체로 태어났다는

그 사실의 감사다.

 

하느님,

당신에게 감사드릴 수 있는

지혜를 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아기 예수

황 금 찬

 

비파 소리는 귀에 멀고

아기는 잠이 들었습니다.

그 눈 이마에 별 나비가 날고

입 코 언저리엔 달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등불도 잠이 든 작은 마을에

하늘의 횃불이 쏟아지고

산과 들에는 모닥불이 타고

목동들은 화려한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아기의 호흡

강물도 바다도 잠이 들고

하늘만이 살아서 눈 위에 오는데

입가에 서리는 미소, 그것은

사랑이요, 사랑이며, 사랑이라.

 

아기!

당신이 온 날은 천으로

몇 개를 손꼽는 62년,

오늘도 저 종각에 촛불을 켜고

어느 문 앞에서 당시을 기다리랍니까?

나와 또 내 마음 속에 다시 와야할

아기!

에수여 ---   

 

 

 

부활절

황 금 찬

 

아침을 헤치며 여인들은

무덤을 찾아갔다.

권세의 봉인이 철장 앞에

질그릇 부서지듯 흩어지고

돌을 세워 문을 막고

하늘의 섭리를 모르리라던

그 육중한 교만은

이제 종잇장처럼 날아갔다.

 

예수님이 누웠던 자리엔

주검을 이긴 한줄기의 빛이

지혜같이 서리어 있고

주검을 가리웠던 수의들은

퇴색한 채 천 년의 이끼

내가 다시 살아나 여기 있으니

관 속에서 나를 찾지 말라.

 

잔정 다시 사신 주님이시라면

옛 모습으로 돌아오시어

손의 못 자국을 보게 하시고

태양같이 누부신 그늘 없는 바다를

사랑이 핀 향로같이 가슴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소원은 강물이 되어 가슴으로 줄기차게

흘러가고 있었다. 흐르고 있었다.

이제 마음에 남은 자는

죽은 자였으나 오늘 마음에 살아옴은

그것은 광명처럼 살아 있느니

무덤 안에 내가 있지 않고

빛 안에, 음성 속에, 바람 곁에

나는 살아 있다. 파도처럼

부활하였다. 이제 오늘도 내일도 아닌

그 어간에 시간을 넘어 시간이

이르지 못하는 그 세상에서

나는 살아 났느니라.

 

길가에서 제자들에게 부할하시고

저 물결 뛰노는 바닷가에서

부활하신 예수 나의 주

하늘이 열리고 땅이 있고는 처음

생긴 하늘의 섭리

너무나도 크기에, 그렇게 깊고

넓으며 우리들의 생각이 이르지 못하는

높이 그만한 위치에서 생긴 일

예수의 부활.

 

노래하라. 예수의 부활은

우리들의 재생이다.

여기에 영원이 있고 영생이 있느니

그 예수의 부활을 주신

절대한 소망으로 노래하라.

그날 아침에 울려오는 종소리를

기차게 노래하라. 하늘의 합창으로

오늘 부활의 아침을 노래하라.

 

 

 

새 노래

황 금 찬

 

아침엔

밝은 표정과 맑은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그 날의 질서와

사랑을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끝난 줄 모르고

일어나는

이 무서운 전쟁과

사랑이 이르지 못하는 곳의

미움이며식를

물리치고

이 세상을 우리 주님의 사랑으로

덮어 달라고

기도드리고.

 

악하고 의롭지 않은 사람들이

꽃같은 마음을 해치고

자유를 시기하며

선한 마음을 거역하며

하나님께 항상 패역을 일삼는

그들에게도 주님의 사랑이

비가 내리듯이

내리어지기를

빌어야 하겠습니다.

 

이 해에는 남과 이웃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해가 되어야 하고

우리들의 마음을

하늘에 쌓는 그런 해가 되고 또한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이 나라가 복음화하여 달라고 기도드리며

그리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하여

이 해에는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하늘을 나는

평화의 새가 되어 달라고

꽃 한 송이가 되게 하라고

기도드리고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봄날의 기도   

황 금 찬

 

한 알의 밀이 이 봄날

땅에 묻히다.

세월이 흘러간 뒤

백천 개의 밀을

다시 찾았다.

 

이 하늘의 이치를

아는 사람만이

하늘의 문을 열수 있으리라.

 

이 봄날

내 이웃을 위하여

사랑의 옷을

밀알처럼 땅에 묻을 것을

 

이제 내가 가고 나면

그 자리에

무엇이 남을까

하나님

이 봄날 제가 한 알의 밀이 되어

여기 묻히게 하여 주십시오.

 

 

 

7월의 새벽

황 금 찬

 

오늘밤

닭이 벌써 세 번을 울었는데

내게는 아직도 뉘우침이 없으니

아! 7월의 아침이 이리도 슬프다.

 

이제는 잠을 깨어야 한다.

이 7월과 8월이 가기 전에

9월과 10월이 오면

늦으리라.

 

저 여름 나무에 익어가는

신앙의 과실이

병들기 전에

 

청자 매병에 담게 하고

오늘이 가고 또 내일도 가면

아! 이제 다시 오지 않는

여름의 모습

 

주님,

그 해의 여름은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이 계절을 위하여

기도하게 하여주십시오.

 

 

 

가을에

황 금 찬

 

여름은

위대했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지혜로 왔습니다.

 

장미와

해바라기를

연한 햇볕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가을의 기도는

잎이 지듯

꽃 향기가 구름에 실립니다.

조용한 기도

 

가을은

기도 드리는 계절입니다.

 

내가 그대에게

다시 그대는 나에게

기도 드리는 계절입니다.

 

 

 

눈이 내리는 밤에

황 금 찬

 

예수님의 음성은

밤 눈이 내리듯

그렇게 고요했습니다.

 

내가

주님께 드리는 기도소리도

밤 눈처럼

조용하게 그리고 새벽이 오듯

황홀하게

그런 기도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얀 눈빛은

예수님의 음성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새벽에 내리는

눈빛입니다.

 

주님

우리들도

새벽에 내리는 눈 같은

음성으로

하나님께 기도 드리게 하여 주십시오.

 

 

 

소녀의 기도

황 금 찬

 

밤 예배가 끝나고 다 돌아간

빈 교회에 소녀가 앉아서

기도를 드린다.

 

소녀의 기도소리는

맑은 물소리 같다.

또 그처럼 쉬지를 않는다.

 

주여!

꽃이 피는 봄이 오듯이 이 땅에도

은혜를 내리어 주십시오.

가난과 불안과 불목과 시기와

불신과

이렇듯이 탁류의 흐름 속에서

우리들을 건져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에게

통일과 화목을 주십시오.

주여!

이 소녀에게 청결과 신앙을 주십시오.

 

교회 밖에는 봄바람이 불고 있다.

달을 받아 배꽃이 더욱 희고

이름 없는 지역에서

이 밤에 꽃잎이 질 것이다.

 

소녀는 향불이다.

향불이다,

향목이 타듯이 타고 있다.

소녀의 기도는 파란 빛깔

모두 잠들어 자는 이 밤에

소녀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

 

향연이 다 오르고 나면

남은 것은 재뿐이다.

소녀는 마지막 기도를 드리고 있다.

 

 

 

촛 불

황 금 찬 

 

촛불!

심지에 불을 붙이면

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다.

 

어두움을 밀어내는

그 연약한 저항

누구의 정신을 배운

조용한 희생일까.

 

존재할 때

이미 마련되어 있는

시간의 국한을

모르고 있어

운명이다.

 

한정된 시간을

불 태워가도

슬퍼하지 않고

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

춤추는 촛불!

 

  

 

보리고개

황 금 찬

                                                                                        

보리고개 밑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

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할아버지가 울고 있다.

어머니가 울고 있다.

내가 울고 있다.

소년은 죽은 동생의 마지막

눈물을 생각한다.                             

에베레스트는 아시아의 산이다.

몽불랑은 유럽,

와스카라는 아메리카의 것

아프리카엔 킬리만자로가 있다.               

이 산들은 거리가 멀다.

우리는 누구도 뼈를 묻지 않았다.

그런데 코리어의 보리고개는 높다.

한없이 높아서 많은 사람이 울며 갔다.

 ─굶으며 넘었다.

얼마나한 사람은 죽어서 못 넘었다.

코리어의 보리고개,

안 넘을 수 없는 운명의 해발 구천 미터

소년은 풀밭에 누웠다.

하늘은 한 알의 보리알,

지금 내 앞에 아무 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산 새

황 금 찬  

 

창을 열어놓았더니
산새 두 마리 날아와
반 나절을 마루에 앉아
이상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날아갔다.

 

어느 산에서 날아왔을까.
구름 빛 색깔
백운대에서 날아온 새였으리라.

 

새가 남기고 간 목소리는
성자의 말처럼
며칠이 지난 오늘까지
곧 귀에 남아 있다.

 

새가 앉았던 실내에선
산냄새, 봄풀, 구름향기
맑은 물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산새같이 마음 맑은 사람은
이 세상에 정녕 없을까.
그가 남긴 음성은
성자의 말이 되어
이 땅에 길이 남을…….

 

오늘도 나는
창을 열어 놓고 있다.
산새를 기다리는 마음에서

 

 

                                                               

소나무에게

황 금 찬
 

소나무는 늙지 않는다

병들지 않는다

기후의 변화를

마음에 두지 않는다

 

백 년의 인정이 꽃으로 피고

구름이나 철새들이

그 지친 날개를 쉬어간다

 

내게 시대의 적막이

물결처럼 밀려올 때

나는 그 자주 그 소나무를 찾아간다

표주박으로 하늘의 지혜를 담아

내게 주곤 했다.

             

이제 그 소나무는

아침 안개같이 대지를 덮는

하늘의 이치와

지혜를 이 땅에 심는다.

 

어느 날

이 땅에 다시 숲을 이룰

그 소나무들을 기다리며

 

 

 

어머니       

황 금 찬 
 
어머니,
어머니는 항상 고향의 하늘 아래 사십니다.
어머니의 손에는 언제나 고향의 흙냄새가 풍겨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늙을 때까지 일만 하셨습니다.
모를 심으시고 고추밭을 매시고 감자를 캐셨습니다.
남루한 옷을 입으시고 가난을 견디시며 우리를 가르치셨습니다.

어머니,
저녁이라고 먹는 콩죽 한 그릇,
그것마저도 배고프겠다고 다 우리들에게 나누어주시던 어머니,
그 때 저는 왜 그렇게도 철이 없었는지,
어머님이 굶으시는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진달래 꽃이 피는 봄,
제가 늦께 돌아오는 밤이면 동구밖 느티나무 밑에 별을 이고 서서
제 발소리가 저만치 들려오면 '금찬아!' 하고 부르시던 어머니.
지금도 그 음성 그대로 제 귀에 남아 있습니다.

쇠고기 국에 이밥 좀 먹어봤으면-이것이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이었지요.
그러나 저는 어머니의 그 마지막 소원을 들어드리지 못한
불효자식입니다. 어머니"

짧은 글 속에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가득담겨져 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으셨습니다.

 

 

 

 

너와 나의 거리

황 금 찬  

 

우리들의 만나는 날엔
언제나 태양이 없었다.

네가 비운 술잔에
달이 뜨고

나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를
네 귀에 담고 있었다.

이제야 알 것 같다.
멀고 가까움의 거리는
시간과 공간 안에 있는 것이 아니고

너와 나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마 음

황 금 찬  

 

시간은 시계 속에 들어 있지 않았다

마음 안에 있다

내가 꽃신으로  다니던 시절

시간은 겨우 나를 따라

다니고 있었다.

내가 구름이 되어

달리고 있을 때

시간도 그만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별을 찾아라

황 금 찬  

   

별을 찾아

나는 이 땅에 태어났다.

그러나 찾는 별을 찾고

최후의 장막을 내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물음에 나는 쉽게  찾는 별을 찾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을

나는 한 번도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사람은

한낮의 유리조각을 별이라고 했고

어느 여인은

떨어져 시들어 가는

꽃잎을 별이라고 했다.

찾는 별을 찾았다고

깃발을 흔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손가락의 보석반지를 가리키며 찾던 별이란다.

내가 찾는 별을 한 번 만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잃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R이라는 여인을 만났을 때

그는 수선화 한 송이를 내게 주었다.

별이었다. 내가 찾아야 할 별이었다.

하지만 그 여인은 내게 주었던

수선화를 도로 가지고 세상을 떠났다.

나의  별은,

내가 찾는 별은

어느 하늘에 떠 있을까

어느 마음 호수에 잠기어 있을까.

별이여, 내게로 오라

이제 성문이 닫히기 전에

별이여-.

 

 

                      

황 금 찬  

 

기울어지는 시각
싸늘한 거리에 비가 내린다.


운명처럼 마련된 내 생존의 길 앞에
모든 문들은 잠기어 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이 절박한 지대에서
나는 몸부림을 치며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가슴 박히는 수없는 상처
이것은 너무 심한 장난같다.


사람은 평생을 두고
열리지 않는 문앞에서
문을 두드리는 것인가 보다.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황 금 찬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밤 하늘의 별빛만
네 눈빛처럼 박혀 있구나.

새벽녘
너의 창 앞을 지날라치면
언제나 애처롭게 들리던
너의 앓음소리
그 소리도 이젠 들리지 않는다.

그 어느 땐가
네가 건강한 날을
향유하였을 때
그 창 앞에서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나비부인 중의 어떤 개인 날이
조용히 들리기도 했었다.

네가 그 창 앞에서
마지막 숨을 걷어 갈 때
한 개의 유성이
긴 꼬리를 끌고
창 저 쪽으로 흘러갔다.

다 잠든 밤
내 홀로 네 창 앞에 서서
네 이름을 불러 본다.
애리야! 애리야! 애리야! 하고
부르는 소리만 들려올 뿐
대답이 없구나.

네가 죽은 것이 아니다.
진정 너의 창이 잠들었구나.
네 창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해보나
모두 부질없구나.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황 금 찬
             

강물 위에 
종이배를 띄워 보내고 
나는 돌아섰다.

낙엽과 같이 
그 낙엽의 시간도 지고 말았다.

구름이 산을 넘어갈 때 
그 구름의 시간도 같이 
산을 넘어갔다.

어제는 한 친구를 땅에 묻었는데 
묻힌 것은 친구만이 아니고 
그 친구의 시간도 
같이 묻어주었다.

한 때는 
장미꽃도 시기를 했다는 
옛 나의 연인 
그 눈초리에 앉아 무지개의 
손수건을 흔들던 시간이 
오늘은 깊은 주름살 속에 
숨어서 구름과 같이 울고 있었다.


 

 

 

   황금찬 詩碑 제막식

 

2007년 9월 9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13시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175-1 시립 남양주야외공연장에서  <남양주 북한강 황금찬시비 제막식> 식전,후 행사를 황금찬시인과 후원단체인 이석우 남양주시장외 200여 문학인을 모시고 아름답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성황리에 진행하였다.  

 

남양주시 합창단


 

 

중앙에 황금찬시인, 좌측에 이석우 남양주시장,등등 내빈들 

 

 

황금찬시인

 

 

 황금찬시인의 아들 황도제시인

 

 

 남양주 북한강 황금찬시비 제막식에 참석하신 여러 문인들

 

 

북한강자락에 세워진 시비제막식에 카랑카랑하신 목소리로 연단에서 치사를 하시는 황금찬시인

 

 

 남양주시 예총 민요분과 지부장인 이숙경외 2인의 국악 축하공연

 

 

 황금찬시비 제막식 행사 전경

 

 

 멀리서 찍은 행사장 모습

 

 

 황금찬시비 제막 직전에 황금찬시인과 내빈 모습

 

 

 황금찬시비 제막 직후에 황금찬시인과 여러문인들 모습

 

 

 황금찬시비 앞에서 선생님과 다정하게

 

 

 황금찬시비 제막식이 끝나고 들린 남양주 드라마촬영장에서

 

 

 

<사랑의 연재시 / 최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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