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세티아
김일중
그날 그분의
십자가 그늘 아래에
한 포기 생명이 있었다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피로 물든 골고다 언덕 위에
단 한 그루의 화초만
그 언덕을 지키고 있었다
그 푸른 잎사귀가
온통 붉은 피로
흥건히 젹셔지도록
그 뜨겁고 비릿한 보배 피로
직접 씻음을 받은
사람은 없었어도
그 한 그루 화초는
보배 피의 은총을
홀로 받았다
그날 이후
그 한 그루 화초는
온 세상 곳곳에
그분 피빛
잎사귀로 부활하고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성급하게
부활의 예언으로 다가온다
꽃보다
아름답고 선명한
잎사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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