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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온 치어리더 "날 보러 와요"

작성자강헌|작성시간15.04.25|조회수398 목록 댓글 0

['프로야구 첫 외국인 치어리더' 두산 파울라 에삼]

고려대 다니는 21세 교환학생, 연세대와 야구 정기전 보며 응원 매력에 빠져 뛰어들어
"춤 연습에 파스 투성이지만 수만 관중 앞에 서면 짜릿~"

매년 수백만 명의 관중이 찾는 프로야구에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특급 조연'이 있다. 관중석 맨 앞 응원 단상에서 선수와 팬의 흥을 돋우는 치어리더다. 이제 야구장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원으로 자리 잡은 데다 박기량·김연정 등 이름난 치어리더는 개인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올해 그라운드 밖에서 펼쳐지는 응원전에 '특별한' 신인이 나타났다. 프로야구 첫 외국인 치어리더인 파울라 에삼(21)이다. 독일 쾰른 출신인 파울라는 작년 8월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환 학생으로 한국 땅을 밟은 2년 차 유학생이다. 올해 2월 두산의 치어리더로 발탁된 파울라는 팀 개막전부터 단상에 올라 수천수만 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두산의 외국인 치어리더 파울라 에삼이 지난 18일 잠실구장 관중석에서 응원 도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산의 외국인 치어리더 파울라 에삼이 지난 18일 잠실구장 관중석에서 응원 도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독일 출신으로 프로야구 첫 외국인 치어리더인 파울라는“한국의 응원 문화는 정말 역동적이고 신난다”며“열정적인 두산 팬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함께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고운호 객원기자
"제 춤과 동작으로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을 신나게 만드는 건 정말 짜릿한 경험이에요. 치어리더로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면 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3~4시간은 피곤하고 힘들다는 생각 하나 없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

'축구의 나라'에서 온 치어리더

카메룬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를 둔 파울라의 모국은 축구 강국으로 유명한 독일이다. 분데스리가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수만 명이 경기장에 몰린다. 반면 야구는 룰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생소한 종목이다. 파울라는 "처음엔 안타와 땅볼, 플라이 아웃을 구분 못 했다"며 "치어리더가 된 뒤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솔직히 아직 다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외한인 파울라를 야구 치어리더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응원의 매력이었다. 파울라는 작년 9월 연세대와의 정기전 때 잠실구장에서 야구를 보면서 수천 명이 함께 다양한 춤과 노래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모습에 푹 빠졌다. 파울라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서서 팀의 응원가 한두 곡을 부르는 게 응원의 전부"라면서 "그에 반해 한국의 응원은 정말 역동적이고 신난다"고 말했다.

한국에 오기 전 파울라는 파리정치대학에서 국제법을 전공했던 법학도였다. 외국어를 익히는 데도 열심이어서 현재 독일어·영어·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한국어 등 6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겠다는 마음으로 한국을 찾은 파울라의 생각은 색다른 응원 문화를 접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파울라는 "학교 응원단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모집 기간이 끝나 너무 아쉬웠다"며 "계속 응원 관련 일이 뭐 있나 찾아보다 두산 치어리더팀에 지원해 합격했다"고 말했다.

"평생 두산 팬으로 살 것"

"춤이나 노래는 자신 있었어요."

파울라는 지난 겨울 자신만만하게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 5~6시간씩 격한 안무를 연습하는 건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수년간 전업으로 치어리더를 해왔던 '언니'들을 따라 하다 넘어지기를 반복해 매일 온몸에 파스를 붙여야 했다. 학교 수업과 연습을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쳐 편도선염에 걸렸다.

그래도 많은 사람 앞에 멋지게 서는 날을 꿈꾸면서 이를 악물고 땀을 흘렸다. 학교 수업 때문에 연습에 빠진 날엔 집에서 영상을 틀어놓고 동작을 익혔다.

지난달 28일 NC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치어리더 데뷔 무대를 무사히 마친 파울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활력소로 거듭나고 있다. 두산 박정희 치어리더팀장은 "춤출 때 표현력이 좋고, 자유로운 댄스에 능해 응원 분위기를 살리는 데 제격"이라고 말했다. 파울라는 "독일로 돌아가더라도 앞으로 계속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를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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