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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교숙의 산책

드디어 싹을 틔우다.

작성자강교숙(뉴욕)|작성시간17.08.02|조회수158 목록 댓글 5


첨부파일 classical 5.mp3






얼마 전에 우연히 배추씨를


몇 알 얻게 되어


배추를 심어 본 분의


조언대로 집안에서

 

모종으로 기를 요량으로


씨를 뿌릴 적당한 그릇이나 화분이


생각나지 않아 플라스틱 통에 키친타월을 깔고


그 위에 배추씨를 한 알씩 간격을 두고 뿌려 놓고


그 위를 다시 키친 타월로 덮고


물을 살짝 젹서서 거실에 두고


이틀 만에 열어보니 까만 깨 같던 씨앗이


녹색으로 변해 있었고 그 크기도 조금


커진 것 같았다.


다시 키친타월을 덮고, 그 위에


물을 조금 뿌려 놓았다.


나흘이 지나고도 열어 보니


무슨 실 같은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이것을 어디에 옮겨서 흙에 심어야 할 것 같아서


생각다 못해 냉장고를 열고 달걀 컨테이너를 


꺼내어 달걀은 다른 곳에 담아 놓고


마당 가에 나가 그 달걀 통에 흙을 채어 가지고 들어와서


어린 솜털 같은 싹을 핀셋으로 집어


그 달걀 통 흙 속에 심어 놓고, 뚜껑을 닫아 놓았다.


물론 흙은 물로 적셔 놓았다.


그리고 그다음 날 달걀 통을 열어 보니


그 싹이 키가 눈에 띄게 커 있질 않은가!


배추는 시장에서 살 줄만 아는 내가 그 배추 싹을 내다니...


신기하여 달걀 통을 자주 열어 보고 미소를 짓게 되었다.


앞으로 이 개월을 집안에서 길러 밭에다 심어야 한다고 들었다.


식물 기르기에 관심이 많은 나는 대부분의 화초를


잘 길러내곤 했는데 유독 난 종류를 돌보는 것을 아직 터득하지 못했다.


여러번 선물을 받은 난을 성공적으로 길러 내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사다가 꽃을 삼 개월 보고 나니 차츰 시들하던


난이었는데, 어느 날 물을 주려고 들여다보니 이게 웬일인가!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난 기르기가 끝이 난 것 같다.


죽어 가던 잎 속에서 새잎이 나오질 않는가!


나는 하도 신기해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사실 나는 매주 그 화초에 정성껏 돌보았는데


드디어 새로운 잎으로 보답하고 있었다.


적당한 햇볕과 바람 습도를 맞추어야 하는 까다로운 식물이었다.


이제 조금이나마 방법을 알아 가고 있는듯싶다.


지난봄에 화원에서 사 온 치자 꽃을 집안에서


꽃 몽우리가 많아서 피기를 두 달을 기다려도


되질 않아서 따뜻한 날에 밖에 내놓으니 며칠 안 가서


하얀 꽃을 탐스럽게 피워 내질 않는가!


그 향기가  아주 좋은 향수 같다.


각 식물에 알맞은 자연환경이 있는데


인위적으로 집안에서 꽃이 피길 기다렸으니...


이리하여 나의 싹을 틔우는


연습이 시작되어


앞으로는 모종도 조금씩 집에서


씨를 심어 내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나는 아직 크지도 않은


여린 배추 싹을 바라보며


김장 할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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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양인회(뉴욕) | 작성시간 17.08.09 배추 싺이 콩나물? 씨 뿌릴때 젓가락으로 구멍을 깊숙히 뚤고 씨를 깊숙히 묻어요. 이 번에는 그냥 파팅소일을 위에 뿌려 되도록 뿌리가 안 보이도록.
  • 작성자양인회(뉴욕) | 작성시간 17.08.09 만일 집 밖에서 키우면 벌래나 날라다니는 파리 종류 조심하세요. 집속아라면 걱정 끝.
  • 답댓글 작성자강교숙(뉴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8.10 고맙습니다. 콩나물 같은 싹을 흙에 옮겨 서서히 집안에서 키우고 있어요.
  • 답댓글 작성자양인회(뉴욕) | 작성시간 17.08.10 잘 하셨어요.
  • 답댓글 작성자강교숙(뉴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8.10 양인회(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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