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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교숙의 산책

여름날의 기쁨

작성자강교숙(뉴욕)|작성시간23.08.03|조회수77 목록 댓글 0

올 2월부터 시작 된  나의 이사 준비는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5월 3일에야 할 수 있게 되었다.

 

40년을  집에서 살다가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모르고 실행했던 것이 큰일이었다.

 

주위의 여러분이 그렇게 하시는 것을 종종 봤었는데 내가 직접 해 보니 세월이 더 흘러서는 감히 실행 못 할 일이었다.

 

우선 집을 파는 일이 시간이 걸리고, 더욱 어려운 것은 살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코로나 시절 전부터 발품을 많이도 팔고, 망설임도 많이 하고  나서야 아파트를 골랐다.

 

그다음은 살림 정리인데 집 안 구석구석에서 쏟아져 나온 물건이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가진 열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서 결정하는 일은 어려운 시험을 치르는 것보다 어려웠다.

 

그 많은 쓸데없는 욕심을 내려놓는 과정을 겪고  나서야 소중히 여기던 대부분의 물건을 처리했다.

 

여러 지인께 나누고, 그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렸다.

 

조그마한 공간으로 이사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간단한 살림이 주는 또 다른 청량감이 내게 선물로 다가왔다.

 

그리고 베란다엔 고추, 오이, 토마토, 무화과, 도라지, 부추, 미나리,더덕, 참나물, 장미, 돌나물, 바질  등을  심어 여름 식탁을

 

즐길 수가 있었다. 날마다 물을 주며 자라는 모습에 감탄하고 있다.

 

조그마한 나의 베란다 정원이 기쁨을 선사하고 있어 큰 위안이 된다.

 

이사하며 방짝이 무리하여 허리와 다리가 아파해서 여러 가지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이사해서 무척 다행이었고  그런대로 잘 적응하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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