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삼국지 연재소설

삼국지(三國志) (170) 장판교(長版橋)의 영웅

작성자정해민(뉴저지)|작성시간20.10.30|조회수495 목록 댓글 0

 


 


 

첨부파일 북과 바다-2.mp3


삼국지(三國志) (170)    장판교(長版橋)의 영웅

조조의 명에 따라 조자룡을 뒤쫒던 조인과 조홍, 장요는 장판교(長版橋)에 이르러 깜짝 놀랐다.
그곳에는 얼굴이 몹시 사납게 생긴 자북수염의 장수가 장판교 한 복판에 혼자서서 장팔사모를 꼬나
쥐고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스톱, 스톱 !"
조인이 깜짝 놀라며 앞으로 나가길 제지하였다.
(너무 놀라서 짱꿰가 영어를 씨부렸다...)

"저게 누구냐 ?" 
조인은 장판교 다리목에 버티고 서 있는 장수가 장비란 것을 알면서도 측근에게 한번 물었다.
"장비가 아니오 ?"  

(에구머니나 !...)
조인은 얼른 주변을 살펴 보았다.
그런데, 자기는 맹장 장요와, 서황, 허저까지 뒤따라 득실거리는데 반해, 장판교 위에 유비의 군사라고는 장비 하나만 <달랑> 있는 것이 아닌가 ?

조인이 보기에는 이거야 말로 더할나위 없는 공격 기회라고 보이는 데, 문제는 장비의 뒷 편 계곡과 산위로 피어오르는 뭉게구름 같은 먼지가 문제였다. 뿐만 아니라, 산 위에서는 적의 깃발까지 휘날리는 것이 아닌가 ? 그리하여 조인이 전진 명령을 주저하고 있을 때, 어느덧 조조도 따라붙었다. 

조조까지 합세한 것을 본 장판교 위에 장비가 찌렁찌렁한 호통을 내질렀다.
"나는 연나라 사람 장비다 ! 누가 나와 붙어보겠나 ! 엉 ?"

그러자 어느덧 장판교 앞까지 다가온 조조가 물었다.
"저 자가 누구냐 ?"
"저 자는 장익덕 입니다."

조인이 대답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어 ? 장익덕 ! ...관우에게 들은 적이 있다. 아우 장익덕이 백만 대군 속에서 적장들을 풀을 베듯이 쓰러뜨렸다는 것을 들어서 잊지않고 있었지,. 그런데 저자 뒤로 흙먼지가 자욱히 일어나고 산위에선 깃발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분명히 장익덕의 뒤에는 복병이 있겠구나..."

조조가 여기까지 말을 하였을 때, 별안간 장비가 장판교 다리목 위에서 천지가 떠나갈 듯이 소리를 지른다.
"야잇 !...야,아,잇  !~~~..."

그러자 조조의 수하 장수 하후걸의 말이 장비의 괴성에 놀라며 발버둥을 치는 바람에 하우걸이 말에서 떨어져버렸다. 
그 광경을 보자, 조조의 군사들이 공포에 떨었다. 그리고 장비는 이어서,
"뭣들 하는 거냐 ! 어서들 덤벼 오너라 ! 이 장비와 함께 죽도록 싸워보자 !"
하고, 벼락같이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

조조는 장비가 이처럼 호담하게 나오는 것을 보자, 그의 배후에는 반드시 대군이 있으리라고 짐작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제갈공명의 기습작전이라고 생각되어, 별안간 후퇴 명령을 내렸다. 
"퇴각한다."
조조의 이 말 한마디로 장판교 앞에 이르렀던 조조를 비롯한 군사들은 뒤로 돌아섰다.
"우 하하하핫 ! ..."
장비의 통쾌한 웃음이 장판교 상공에 찌렁찌렁 울렸다.

장비는 뒤이어 강하로 퇴각하는 유비의 뒤를 열심히 따라붙었다.
"형님, 놈들이 퇴각했습니다 !"
"어찌 된 게냐 ?"
유비는 조조군이 퇴각했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장비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헤헤헤 ! ..병사들에게 장판교 뒤에서 흙먼지를 일으키게 하고, 경산에 올라 깃발을 흔들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조조가 복병이 있다고 생각하고 진군하지 못 했지요. 헤헤헤헤.. 나 혼자 다리 위에서 고함을 질러댔는데, 조조와 그 졸개들이 꽁지가 빠지도록 도망갑디다 ! 하하하하 !..."

공명이 그 소리를 듣고,
"장군께서 그런 지략을 다 쓰시다니요. 정말 장군을 다시보게 되었습니다."
하고, 칭찬을 하였다. 그러자 우쭐해진 장비가,
"이쯤이야 ! ...하하하하 !..조조군이 떠나고 다리를 <확> 부숴 버렸으니, 이제는 놈들이 우리를 쉽게 따라오진 못 할꺼요. 그러니 이젠 맘 놓고 가도 될 거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공명이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다.

"에엣 ? 다리를  부숴버렸어요?"
"아 아, 그랬소 ! 근데 뭐가 문제요 ?"
장비는 오히려 공명이 놀라는 것이 의아하여 물었다. 그러면서 말했다.
"조조군이 갔으니 상관없잖소 ?"

공명이 고개를 흔들어 보이며 대답한다.
"조조는 의심이 많아서 흙먼지를 보고서 복병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오. 그러나 장판교가 부숴진 것을 보고, 정찰병을 보내 복병이 없는 속임수였다는 것을 금방 확인할 것이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우리 뒤에 따라 붙을 것이오. 장군이 다리를 부숴버려 오히려 조조군을 끌어들인 격이 되었소."

"어, 어 ?... 듣고 보니 그렇군 !"
장비는 의기양양하던 조금 전의 모습에서 갑자기 침울해졌다. 그러자 공명이 정색을 하면서 말한다.
"장 장군 ! 아까 한 말은 취소해야겠습니다. 장군의 지략이 대단했다고 한 것을.."

그러자 장비는,
"내가 이미 다리를 없애버렸는데 조조군이 어찌 오겠소 ? "
하고, 말하면서 장판교를 부숴버린 것이 실수가 아니란 공명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였다.

그러나 공명은 냉철한 어조로,
"오십만 대군으로 그깟 강 하나 메우는데야 잠깐이면 되겠지요."
하고, 말하여 장비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유비가,

"됐소, 그 애기는 그만하고 서둘러 강하로 갑시다."
하고, 말하는 덕분에 그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 되고 모두가 서둘러 강하로 가는 길을 재촉하였다.

한편, 척후병을 보내어 장비가 장판교를 부숴놓고 떠났다는 보고를 받은 조조는,
"앗차 ! 다리를 헐어 버릴 정도라면 배후에 대단한 군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구나 !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다리를 세 개쯤 놓아 적의 뒤를 추격하도록 하라 !"
하고, 명하였다. 그리하여 단 시각내에 다리가 새로 놓여지고 유비의 뒤를 다시 추격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유비 일행은 조조의 추격을 피해, 강하로 계속 행군하여 장강(長江)이 눈 앞에 보이는 강진 나룻터 앞에 이르렀다.
뒤를 돌아 보니 멀리 먼지 구름이 이는 것이, 조조의 추격군이 점차 다가오는 위기감이 느껴지는 데, 나룻터 앞은 강을 건널 배 하나 없는 깊은 장강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 

공명이 자조섞인 말을 내뱉었다.
"관장군에게 강하로 먼저 달려가 유기 공자에게 구원을 요청하라 했는데 어쩐 일이지 ? 하늘의 뜻인건가 !"

이렇듯 공명이 한탄하자, 장비가 유비를 돌아보며, 옛 일을 꺼낸다.
"그러니까, 허전에서 사냥할 때 조조놈을 죽이게 놔뒀더라면 좋았을 게 아니오 ?"

그 말을 듣고, 유비가,
"셋째, 그런 말 말게, 눈앞에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네. 그리고 허전에서 조조를 죽이지 못 한 것은 그때 천자께서 바로 조조의 옆에 계시지 않았던가 ? 천자께 누(累)를 끼칠까 봐 못 하게 한 걸세."
하고, 말하였다.

공명이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물었다.
"만일 조조에게 잡힌다면 우리를 어떻게 할까요 ?"

그러자 손건이,
"조조는 우리에게 투항을 권할 거요. 관우 장군에게 그랬듯이 말이오."
하고, 대답하자 공명이 고개를 흔들며,

"아니오, 주공이 사라진다면, 더이상 적수가 없을 테니 우리 모두를 죽일 겁니다."
하고, 단언하듯이 말하였다. 그리하여 좌중에 긴장감이 흐르자, 

유비가 말고삐를 돌리며 쌍고검을 뽑아 들고, 뒤따르던 병사들을 향하여, 
"자 ! 형제들이여 !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나와 함께 목숨바쳐 싸워보세 !"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자룡이,

"한 날 한 시에 낳진 않았으나, 한 날 한 시에 죽겠습니다 !"
하고, 비장하고 결심어린 소리를 외치었다. 그러자 군사들은,

"한 날 한 시에 낳진 않았지만, 한 날 한 시에 죽겠습니다 !"
하고, 일시에 복명하는 것이 아닌가 ?

"좋다 ! 가자 ! 앞으로 ! ~..."
장비가 장팔사모를 조조군이 달려오는 방향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리하여 군사들이 말을 돌리는 순간, 장강 어귀 쪽으로 눈길을 돌린 공명이 손을 들며 소리친다.
"잠깐 ! 보십시오 !"

공명의 외침에 모두가 돌아보니, 장강을 가득 메우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수백 척의 크고 작은 군선(軍船)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

군선이 가까이 다가오며 소리친다.
"황 숙 ! ~~유기가 왔습니다 ~~~...."
그 소리를 듣고,
"하하하핫 !..."
공명이 비로서 웃음을 웃었다.

이리하여 유비를 따르던 군사들은 물론, 신야에서 따라온 백성들 모두가 일시에 군선에 올랐다.
그리고 지체 없이 한 사람도 남기지 아니하고, 군마 조차도 한 마리 남겨두지 아니하고 모두 승선하고 강 한 복판으로 떠나, 강하로 출발하였다.

잠시후, 배 떠난 나룻터에 도착한 조조는 믿기지 않는 장면을 목격하고 허탈해 하였다.

그리하여 장강 물가로 천천히 걸어가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며, 물을 차며 소리쳤다.

"이런 제길헐 ! 이거야 말로 닭 쫒던 개가 지붕 쳐다 보기가 아닌가 !"
이렇게, 조조와 그를 따르는 군사들은 그의 말대로 모두, 개(犬)가 되었다.
                <노친 개>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